정순신 아들 학폭, 더 글로리와 오버랩
"연진이 아빠가 경찰수사 책임" 들끓는 여론
수많은 문동은 존재..교육 개혁에 포함해
"아무도 널 보호하지 않는다는 소리야, 동은아. 그걸 다섯 글자로 말하면 뭐다? 사회적 약자"
학폭 피해자의 복수를 담은 드라마 '더 글로리'에서 가해자 박연진은 피해자 문동은을 괴롭히면서 이런 말을 했다. 동은이 박연진 패거리의 폭력에 시달리다 경찰에 신고하지만, 연진의 모친과 동창인 경찰서장의 뒷배와 가난한 동은의 모친이 푼돈을 받고 합의해주면서 가해자들이 모두 풀려난 직후였다.
부모조차 보호하지 않는 '사회적 약자'만 괴롭힘을 당하는 잔인한 장면은 "연진이 아빠가 경찰 수사를 책임질 뻔했다"는 여론이 들끓면서 재소환됐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에 임명됐다가 아들의 학교폭력 사태로 낙마한 정순신 변호사와 드라마 속 학폭이 오버랩되면서다. 박연진이 학폭 신고를 당해도 고위층과의 연줄로 무마했듯이 정 변호사는 정씨의 징계처분 취소 소송에 관여하면서 연진이 아빠가 된 것이다.
정 변호사의 아들 A씨의 징계결정 취소소송 판결문을 보면 교사들은 학교폭력위원회에서 가해자의 폭력을 몰랐다고 진술했다. 일부 동급생들이 정씨의 폭력을 비판하는 동안 교사의 개입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신속하게 학폭 사실을 발견하고 피해자를 구제할 기회를 놓쳐버린 것이다.
피해 학생만 지극히 불행했던 걸까. 안타깝지만 다른 학교에도 '문동은'과 비슷한 수많은 피해자가 존재한다. 더 글로리의 참고 사례가 됐던 고데기로 동급생을 지지고 집단 구타한 2006년 충북 청주 중학생 학폭 사건, 외국 국적 중학생을 집단 구타하고 동영상 촬영·유포한 2021년 경남 양산 학폭 사건 같은 물리적 폭력은 최근에도 심심치 않게 보도되고 있다. 이렇게 지난 5년간 학폭을 당한 학생 수는 교육부 집계로만 13만명이다. 구제받지 못한 폭력도 부지기수다. 한국교육개발원이 발표한 2022년 1차 학폭 실태조사 분석보고서를 보면 학폭을 당했다고 신고한 학생 3만9396명 중 35.1%에 해당하는 1만3889명이 피해 사실을 알려도 해결되지 않았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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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면 학폭 문제는 윤 대통령이 추진하는 교육개혁 과제의 한 축에 포함해야 하지 않을까. 법무부가 추진한 촉법소년 연령하향, 교육부가 구상하는 인성·스포츠 예능 교육 확대·학폭 이력 대입 반영 등 단발성 대응 정도로 해결될리 만무해 보인다. 학폭 신고 학생 실효적 보호 조치와 학교와 교사의 적극적 대응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 개혁 수준의 변화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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