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생자 유족에 용서 구한다" 그리스 총리, 열차 충돌참사에 사과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가 최근 발생한 열차 충돌사고에 대해 사과했다.

미초타키스 총리는 5일(현지시간) 페이스북에 올린 대국민 메시지에서 "총리로서 특히 희생자 유족에게 용서를 구한다"며 "모든 이에게 빚을 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2023년 그리스에선 서로 다른 방향으로 향하는 두 대의 열차가 같은 철로로 달릴 수 없고, 또 이를 아무도 모를 수 없다"며 "우리는 실수 뒤에 숨을 수도 없고 숨어서도 안된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28일 자정 직전 그리스에선 350명을 싣고 아테네에서 테살로니키로 가던 여객열차가 테살로니키에서 라리사로 가던 화물열차와 정면 충돌했다. 이 사고로 60명에 가까운 이들이 숨졌다. 그리스에선 정부와 철도 회사가 노후한 철도 시스템을 방치해 참사를 초래했다는 분노가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전국 각지에서 시위가 열리고 철도·지하철 노조도 24시간 파업에 돌입했다.

앞서 미초타키스 총리는 사고 현장을 방문해 "인간의 실수에 따른 비극적인 사고"라고 규정했다. 그리스 경찰은 여객열차를 잘못된 선로로 보낸 라리사 역장을 과실치사 혐의로 체포했고, 코스타스 카라만리스 교통부 장관은 참사에 책임을 지고 사임했다.

그러나 전형적인 '인재'인 이번 참사로 민심이 들끓면서 그리스 전역에서 시위는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일요일인 지난 4일에는 학생, 철도 노동자 등 7500여명이 아테네 중심지에서 시위를 벌였고 이 과정에서 경찰과 충돌이 빚어지기도 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