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바이오헬스, 제2의 반도체로 육성"

'보스턴 클러스터' 지목… "벤처, 청년들이 주도할 수 있도록"
국회에 계류된 '디지털헬스케어법' 언급… "조속한 처리 기대"
복지부, 매출 1조원 넘는 신약 창출 계획… 11만 인재 양성까지

윤석열 대통령은 28일 "바이오헬스 산업을 제2의 반도체 산업으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바이오헬스 분야의 세계 시장 규모가 2600조원에 달하는 상황에서 새 수출 동력으로 삼아 양질의 일자리까지 끌어내겠다는 전략이다. 윤 대통령은 대학, 병원을 중심으로 인재, 투자, 기업이 결집한 미국의 바이오 생태계인 '보스턴 클러스터'를 모델로 지목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바이오헬스 신시장 창출전략 회의'를 주재해 "의료, 건강, 돌봄서비스를 디지털 기반으로 전환해 세계 시장을 선점할 수 있도록 집중 투자해야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바이오헬스 신시장 창출전략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특히 윤 대통령은 한국판 '보스턴 클러스터' 조성을 약속했다. 현재 보스턴에는 생명과학분야 명문대는 물론 대형병원, 스타트업과 글로벌 제약사까지 모여 있다. 인재를 공급하는 대학을 중심으로 임상연구를 진행하는 병원과 이를 사업화하는 기업들이 한 곳에 있어 자생적인 바이오 생태계가 꾸려졌다. 윤 대통령은 "벤처기업과 청년들이 바이오헬스 분야에 도전하고 이를 주도해나갈 수 있도록 한국판 보스턴 클러스터 조성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

데이터 활용을 위한 제도 개선을 언급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데이터 활용을 통해 바이오헬스 산업이 경쟁력을 지니도록 제도를 정비할 것"이라며 "민감한 개인정보를 가명정보화, 비식별화해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면서도 바이오헬스 산업 경쟁력을 키울 수 있도록 국회에 계류된 디지털헬스케어법의 조속한 처리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정부는 바이오헬스 산업 집중 육성을 통해 수출 위기 상황에서도 벗어난다는 계획이다. 세계 최고 수준의 국내 의료기술과 IT 기술을 접목할 경우 디지털헬스케어 분야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는 게 윤 대통령의 판단이다. 윤 대통령은 "이를 통해 좋은 일자리도 많이 창출할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맞춰 보건복지부는 윤 대통령에게 세부 전략을 보고했다. ▲의료·건강·돌봄 서비스 혁신 ▲바이오헬스 산업 수출 활성화 ▲첨단 융복합 기술 연구개발 강화 ▲바이오헬스 전문인력 양성·창업 지원 강화 ▲법·제도 인프라 구축이 골자다.

우선 분산된 개인 건강정보를 개인, 의료진에게 표준화된 형태로 제공하는 인프라인 이른바 '건강정보 고속도로' 본 사업을 6월부터 운영하기로 했다. 향후 5년 내 연 매출 1조원이 넘는 블록버스터급 신약을 2개 이상 창출하고 의료기기 수출을 현재보다 약 2배 늘려 세계 5위 수출국으로 성장시키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데이터·인공지능을 활용한 차세대 항체의약품의 신속한 개발 및 맞춤형 인재 11만명 양성도 포함됐다.

윤 대통령은 "국가의 미래 먹거리와 성장동력을 찾아 선제적으로 지원하는 것은 정부의 중요한 역할"이라며 "범정부 거버넌스를 구축해 민관 협력체계가 원활히 이뤄지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