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갓발자' 재택 가능"…日 소니 '완전 재택' 조건 걸어
현장근무 중시 탈피, 완전재택 도입
전국 인재 끌어들여 경쟁력 강화 나서
그동안 현장근무를 중시하던 일본 소니 그룹이 반도체 사업 부문에서 출근을 하지 않아도 되는 완전 재택근무 경력사원 모집에 나서 일본 안팎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반도체 업계에서 소프트웨어(SW)와 인공지능(AI) 기술 중요도가 날로 높아져 가는 가운데, 출근지에 얽매이지 않고 전국적으로 인재를 확보해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을 택한 것이다.
27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니케이)에 따르면 소니 반도체 부문은 지난해 11월부터 재택근무를 전제로 하는 경력 사원을 모집하는 중이다. 11개 직종에서 사원을 뽑을 예정이며, 규모는 총 10~20명 사이가 될 전망이다. 생산 설비가 갖춰진 공장이나 개발 인력이 모인 회사 출근을 전제로 하는 반도체 업계에서 이런 근무 조건은 이례적이다.
소니가 파격 조건을 제시한 직군은 'AI 모델 품질 관리', '클라우드 기술 개발', '화상처리 기술' 등으로 주로 AI와 SW 개발 업무가 주를 이루고 있다.
소니 관계자는 니케이에 "일본에 거주하기만 하면 어느 지역에 살고 있는지와 관계없이 일할 수 있다"며 "고도의 SW나 AI 기술을 가지고 있는 개인 사업자의 지원도 이어지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구체적인 수치는 공개하지 않았으나 11월 공고를 낸 이후 지원자가 꾸준히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니가 이같은 유연한 근무 방식을 도입한 것은 반도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함이다. 현재 소니의 반도체 개발 거점은 가나가와현에 있다. 수도 도쿄에서 차로 1시간 넘게 달려야 하는 거리다. 소니는 개발자들이 가나가와현으로 출퇴근을 하는 것이 지원을 주저하는 원인이 될 것이라고 판단해 재택근무라는 조건을 내걸게 됐다. 근무지에 얽매이지 않고 전국에서 인재를 끌어오겠다는 것이다.
여기에 ‘납품만 해서는 돈이 안 된다’는 소니의 변화된 기조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소니 반도체 부문은 미국 애플 등에 납품하는 스마트폰 카메라 화상 센서를 주력으로 하고 있다. 니케이에 따르면 이 분야에서 소니가 차지하는 전 세계 점유율은 지난해 기준 54%에 달한다. 그러나 소니는 “납품만 해서는 공급업체의 입장에서 벗어날 수 없다”며 최근 AI 탑재 카메라로 유동 인구를 분석하는 시스템 ‘아이트리오스’의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유통업계 등 다양한 산업군에서의 수요가 예상되는 가운데, 서비스 개발을 위해서라도 인재 모시기가 더욱 중요해진 셈이다.
소니의 반도체 자회사 소니 세미컨덕터 솔루션즈의 모기 미사도 인사기획 총괄과장은 "지금까지 소니는 장비 분야에 치우쳐져 있었기 때문에, 반도체 분야에서 상대적으로 적은 인재를 어떻게 끌어들일까 하는 문제의식이 있었다"면서 "AI와 고밀도집적회로(LSI) 진화에 대응할 중장기 인력 전략이 필요했다"고 재택근무 도입 취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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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재택근무는 반도체 부문 개발 직군에 한정돼 시행되지만, 니케이는 재택근무 기조가 그룹 전체로 확산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소니는 올해 AI 모델을 개발하는 새로운 조직 ‘소니 리서치’를 본사에 만들 예정이기도 하다. 니케이는 “우수 인재 영입 경쟁이 국제적으로 치열해지는 가운데 이번 결단이 그룹 전체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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