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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수본부장 인선 새국면… 인사 검증 시스템 도마(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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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수사본부 제2대 본부장으로 낙점됐던 정순신 변호사가 자진 사의 의사를 밝히면서 차기 본부장 인선은 새 국면을 맞았다. 경찰청은 정 변호사를 임명하는 과정에서 한 차례 공모를 거쳤기 때문에 내부 선발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와 별개로 후보자 자녀의 학교폭력 전력을 제대로 걸러내지 못한 인사 검증 시스템에 대한 비판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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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선발 무게… 우종수·최주원 급부상 전망

경찰청은 25일 정 변호사가 자녀 학교 폭력 문제로 사의를 표명한 직후 "후임자 추천을 위한 절차에 착수할 것"이라며 "최대한 신속하게 추진하는 한편 대행체계를 확실하게 해 경찰 수사지휘체계에 빈틈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청은 그러면서 "이런 사례가 처음이라서 관련법령 검토와 관계부처 의견 청취 등이 필요하다"며 "다소 시간이 거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경찰 안팎에서는 이미 한 차례 외부 공모를 통해 임명된 정 변호사가 사퇴하면서 내부 선발 쪽으로 분위기가 기우는 모양새다. 또다시 외부 공모를 거쳐 국수본부장을 임명하기까지는 최소 1달여 시간이 필요한데, 이 기간 국수본 수장 자리를 공석으로 두긴 부담이란 분석이다. 지난 인선 과정 때부터 내부 인사 선발 얘기가 내부적으로 꾸준히 제기된 점도 이 같은 관측에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경찰 내부 후보로는 우종수 경기남부경찰청장(치안정감)과 최주원 경북경찰청장(치안감) 등이 차기 국수본부장으로 지속적으로 거론돼왔다. 모두 오랜 수사 경력을 자랑하는 '수사통'인 데다가 수사 전반에 대한 정책 수립과 총괄 업무에 경험이 풍부하다. 또 윤희근 경찰청장 등 경찰대 출신이 대거 포진한 경찰 지휘부와 융합도 문제가 없다는 평가다.


윤희근 경찰청장

윤희근 경찰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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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 부실 검증 비난… 경찰청장 책임론도

후보자 자녀 학교 폭력 전력을 파악하지 못한 인사검증 시스템도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라는 목소리가 높다. 국가수사본부장은 대통령이 직접 임명하는 고위공무원으로, 인사 검증은 경찰 외 대통령실, 법무부, 국정원 등도 참여하게 돼 있다. 분담이 이뤄지기 마련이지만, 경찰은 어느 수준까지 신원조사를 담당했는지도 답변을 거부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인사 검증과 관련해서는 구체적으로 확인해주기 어렵다"라고 했다.

경찰청은 지난달 국수본부장 공모 지원자에 대한 서류심사와 신체검사를 거친 뒤 지난 17일 종합심사를 한 결과 지원자 3명 중 정 변호사를 최종 후보자로 낙점했다. 경찰청은 이 과정에서 정 변호사 본인이 검사 시절 받은 징계 전력 등은 확인했으나, 자녀 등 가족에 대한 결격 사유 등은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청 관계자는 "자녀와 관련된 사생활이어서, 검증과정에서 파악하기에는 한계가 있긴 했다"고 말했다.


아들의 학교폭력이 학내 문제로 그쳤다면 부실 검증 책임이 덜어질 수도 있겠지만, 정 변호사가 강제전학 징계를 취소하려고 아들의 법정대리인으로서 불과 4년전 소송까지 벌인 만큼 이를 알지 못했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이 때문에 정 변호사를 국수본부장에 추천한 윤희근 경찰청장에도 책임론이 불거질 것으로 전망된다.


제2대 국가수사본부장으로 임명됐다가 자녀 학교 폭력 문제로 전격 사의한 정순신 변호사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제2대 국가수사본부장으로 임명됐다가 자녀 학교 폭력 문제로 전격 사의한 정순신 변호사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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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순신 "반성하며 살겠다""… 경찰은 혼란 가중

정 변호사는 지난 24일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현 정부 첫 국가수사본부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검사 출신으로 윤 대통령과 대검찰청·서울중앙지검 등에서 함께 근무한 이력이 있다. 이를 두고 경찰 내부에서는 대통령실이 처음부터 정 변호사를 염두에 두고 국가수사본부장 공모 절차를 진행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런 가운데 자녀 학교 폭력 문제로, 임명 하루 만에 국가수사본부장이 사의를 표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면서 경찰 내부는 혼란이 가중됐다. 국가수사본부장은 전국 18개 시도경찰청과 각 지역 경찰서장을 비롯해 3만명이 넘는 전국 수사경찰을 지휘한다. 차기 인선이 마무리될 때까지 전국 3만 수사 경찰은 수장 없이 업무를 수행해야 하는 부담을 떠안게 됐다.


앞서 정 변호사 아들은 2017년 유명 사립고에 입학한 뒤 동급생 A군을 1년 가까이 괴롭혀 학교폭력위원회 결정으로 전학 조치된 것으로 확인됐다. 비하·무시하는 발언 등으로 피해 학생은 극단적 선택까지 시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데도 정 변호사 측은 학폭위의 전학 결정을 취소해달라며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1심과 2심, 대법원까지 9개월여간 이어진 법정 다툼에서 모두 패소했다.


정 변호사는 이날 사의를 표명한 입장문을 통해 "아들 문제로 송구하고 피해자와 그 부모님께 다시 한 번 용서를 구한다"며 가족 모두 두고두고 반성하면서 살겠다"고 했다.





조성필 기자 gatozz@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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