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째 수입 중단…레스토랑·자영업자 타격
이탈리아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에 금수조치
[아시아경제 전진영 기자] 일본의 이탈리아산 육가공품 수입금지 조치가 장기화되면서 이탈리아산 햄 부족으로 요식업계가 타격을 입고 있다. 일부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사재기까지 나서면서 품귀현상이 더 심해지고 있다. 앞서 일본 정부는 지난해 1월 이탈리아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생을 이유로 햄과 살라미 등 육가공품 수입을 전면 금지한 바 있다.
20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일본 내에 이탈리아산 햄이 수입금지로 1년째 들어오지 못하면서 가공육 전문점, 레스토랑의 재고가 현재 바닥을 드러낸 상황이다. 일본 패밀리 레스토랑 프랜차이즈 사이제리야의 경우 이탈리아산 햄 수입 금지로 인기 메뉴를 판매 중지하기에 이르렀다. 앞서 지난해에는 11월 살라미와 프로슈토를 사용한 '숙성 밀라노 살라미 프로슈토'의 재고가 소진됐다며 판매 중단 결정을 내렸다.
사이제리야 측에서는 대체품을 사용하지 않고 이같은 중단 결정을 내린 것에 대해 "이탈리아산 햄이 독특한 풍미와 감칠맛이 강해 이탈리아산 햄을 사용한다는 것이 상품 출시의 목적이었다"며 "그래서 대체품을 찾기 어려워 중단 결정을 내렸다"고 전했다.
대형 프랜차이즈뿐만 아니라 자영업자 피해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햄 수입 금지 조치는 이들의 매출 문제와 직결됐다.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는 정부의 수입금지 조치 시행 전 미리 햄을 사두자는 사재기 현상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한 번에 거금을 들여 몸값이 뛴 이탈리아 햄을 사들이면서 자영업자 매출이 대폭 감소했다.
재고가 동난 현재는 스페인산 등 다른 곳에서 수입을 하고 있지만 이 역시도 수요가 몰리며 가격이 이탈리아산보다 20% 뛰었다. 고물가로 소비가 촉진되지 않는 상황에서 햄 가격이 오르다보니 적자경영으로 들어선 음식점이 늘게 된 것이다.
마이니치에 따르면 일본에서 수입하는 생햄 중 이탈리아산은 약 70%를 차지한다. 대부분을 이탈리아에 의존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같은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급히 스페인이나 프랑스산 등을 들여오는 등 수입 루트를 다양화하고, 슬로베니아 등 아예 신규 수입 루트를 발굴하는데 나서는 중이다. 심지어 직접 가게에서 만들어 쓰는 곳도 생겨났다. 그러나 여전히 “이탈리아산만큼 못하다”라는 것이 일본 내부의 여론이다. 생햄 요리 전문점의 사장은 “일본인의 입맛에는 이탈리아 산이 맞는다는 것이 중론”이라고 전했다.
요식업계의 비상에도 불구하고 일본이 '수입 금지'라는 강도 높은 대책을 쓴 이유는 ASF 미발생국이기 때문이다. 동아시아에서는 2018년 중국에서 ASF가 발생한 이후 18개국으로 감염이 확대됐는데, 현재 ASF가 전파되지 않은 곳은 동아시아에서 대만과 일본뿐이다. 일본은 가축전염병예방법에 따라 이탈리아에서 ASF 1차 발생 즉시 돼지고기 가공품 수입을 전면 중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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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F가 백신 등 예방법이 없기 때문에 금지 해제 시점은 불명확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요식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농림수산성 관계자는 “수입 재개는 이탈리아가 ASF 유행이 종료됐다고 선언한 뒤 일본 정부의 현지 조사와 전문가 심사 등을 거쳐 인정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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