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퍼와 문짝 수리비 500만원 나왔지만
재판부 "CCTV 발 올렸다 내리는 게 전부"
"차량이 이전에 이미 손괴된 상태였을 가능성"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이웃 주민의 차량을 발로 걷어차는 등의 혐의로 기소된 60대가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지만, 항소심에서는 무죄가 내려졌다.


춘천지법 형사1부(김청미 부장판사)는 12일 재물손괴 혐의로 기소된 A(66)씨에게 벌금 25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고 밝혔다.

이웃 주민의 차량을 걷어차는 등 손괴 혐의를 받은 A씨가 1심 벌금형을 선고 받았으나 항소심에서 무죄가 내려졌다. [사진출처=아시아경제]

이웃 주민의 차량을 걷어차는 등 손괴 혐의를 받은 A씨가 1심 벌금형을 선고 받았으나 항소심에서 무죄가 내려졌다. [사진출처=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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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법은 재물손괴와 관련해 타인의 재물, 문서 또는 전자기록 등 특수매체기록을 손괴 또는 은닉 기타 방법으로 기 효용을 해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명시했다.


2020년 12월 A씨는 강원 홍천군의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B(35)씨 차량 앞 범퍼를 비롯해 운전석 문짝 아래를 발로 수회 걷어차 500여만 원 상당의 수리비가 들도록 손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그는 "피해자 차량에 손끝 하나 닿은 적 없다. 차량 옆에서 다리를 오므렸다 폈다 관절 운동을 하며 담배를 한 대 피우고 나온 사실밖에 없다"면서 무죄를 주장했다.


1심 재판부는 주차장 폐쇄회로(CC)TV 확인 후 A씨가 차량을 손괴하는 모습이 명확한 것은 아니라고 봤다. 다만 피해자 진술과 영상 등을 종합했을 때 A씨가 자신의 차량과 B씨 차량 사이 좁은 공간에 1분 이상 머무르며 허리를 굽히고 무릎을 굽히는 등 운동했다는 주장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여기에 더해 B씨의 차량이 주차된 약 3일 동안 차량이 손상될 만한 또 다른 외력이 없었다는 점 등을 들어 A씨에게 벌금형을 선고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무죄 판결을 내렸다. A씨의 사실오인과 법리 오해 주장과 관련해 공소사실이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고 판단한 것이다.


항소심 재판부는 "CCTV 영상에 포착된 A씨의 행동은 발을 들어 올렸다가 내리는 것이 전부"라며 "과연 이런 행동으로 금속으로 구성된 차량에 긁히거나 움푹 파이는 형태의 상처가 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이 차량 표면을 손상할 만한 도구를 휴대·사용했다고 추단할 만한 근거도 없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범행 의심 시간에 블랙박스에 별다른 충격이 감지되지 않았고, 차량이 이전에 이미 손괴된 상태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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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CCTV가 전면에 있다는 점을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상태에서 범행 발각으로 인한 형사처벌과 손해배상의 위험을 감수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나 이유를 찾아볼 수도 없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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