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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는 정말로 트위터를 살렸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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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손실 50억원 달하던 트위터
인수 후 대규모 구조조정 강행
머스크 "손익분기점 향해 간다"

"여전히 트위터엔 도전이 남아있지만, 우리는 이제 손익분기점(breakeven)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6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남긴 말이다. 지난해 그는 트위터가 "하루에 400만달러(약 50억원)" 손실을 보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만일 트위터가 손익분기점에 도달했다면 연간 1조8000억원에 달하는 지출을 아꼈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머스크 CEO의 '손익분기점' 선언은 얼마나 현실에 근접할까. 정말로 트위터의 '적자 구멍'을 메울 방법은 존재했을까.


24시간 마다 '50억원' 잃는 회사
일론 머스크와 트위터 로고 [사진출처=로이터연합]

일론 머스크와 트위터 로고 [사진출처=로이터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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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약 440억달러에 머스크 CEO에게 인수된 트위터는 이제 상장 기업이 아닌 비공개 기업이다. 따라서 매 분기마다 실적 보고서를 게재하지 않는다. 현재 트위터의 재무 상황을 가늠할 수 있는 정보는 2022년 2분기(4~6월) 보고서 뿐이다.


2분기 재무 상황을 보면 트위터의 영업 손실은 막대하다. 4월부터 6월까지 3개월 간 11억7660만달러(약 1조47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나 세전 영업손실은 3억4376만달러(약 4319억원)에 달했다. 머스크 CEO는 지난해 하반기 트위터의 영업 상황에 대해 "하루 400만달러의 손실을 보고 있다"라고 지적한 바 있다. 400만달러 손실이 3개월 누적되면 3억6000만달러다. 당시 머스크 CEO의 발언은 사실과 부합한 셈이다.

기업 인수 후 정리 해고부터 시작한 머스크

머스크 CEO는 이런 트위터의 적자 문제를 단 수개월 만에 완화했다고 주장한다. 과연 가능할까. 우선, 머스크 CEO는 지난해 10월 대대적인 직원 감축을 단행했다. 전체 임직원의 약 50%가 해고됐으며, 추가로 1000여명이 퇴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 테크 전문 매체 '더 버지'가 지난해 11월 보도한 바에 따르면 트위터 직원 수는 기존 7500명에서 2700명까지 감소했다고 한다. 64% 줄어든 것이다.


다시 트위터의 분기 보고서를 보면, 영업익을 악화하는 지출이 총 네 개로 나뉜다. 매출 비용(cost of revenue), 연구개발(R&D), 판매와 마케팅, 기업 관리 비용이다. 이 가운데 관리 비용은 대개 노동자를 고용하는 데 드는 돈을 뜻한다. 구조조정을 통해 관리 비용도 64% 감소했다면 기존 2억1658만달러(약 2721억원)에서 7797만달러(약 979억원)로 줄었다고 가정할 수 있다. 1억3800만달러(약 1733억원)를 아끼게 된 셈이다.


서비스 판매에 드는 비용(cost of revenue)을 제외하면 트위터의 손실 원인은 크게 높은 연구개발 비용, 광고 비용, 운영 비용 등 세 분야에서 나온다. / [사진출처=트위터 2022 Q2 분기 보고서]

서비스 판매에 드는 비용(cost of revenue)을 제외하면 트위터의 손실 원인은 크게 높은 연구개발 비용, 광고 비용, 운영 비용 등 세 분야에서 나온다. / [사진출처=트위터 2022 Q2 분기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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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대량 해고를 통해 적자 폭을 줄이는 데 성공했을 지는 알 수 없다. 머스크 CEO가 트위터를 인수한 뒤 많은 광고주들이 트위터와 계약을 끊었다. 트위터는 광고 산업에 전체 매출의 90%에 육박하는 광고 중심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기업이다. 머스크 CEO의 인수 뒤 광고 매출이 10%만 줄었어도 영업적자는 다시 원래대로 돌아온다.


트위터 적자 원인은 너무 큰 R&D 비중
지난해 트위터 미국 본사에 세면대를 들고 방문한 머스크 CEO의 모습. 이후 머스크 CEO는 마케팅, 엔지니어, 윤리적 인공지능 등 업무를 맡은 여러 부서를 해고했다. /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트위터 미국 본사에 세면대를 들고 방문한 머스크 CEO의 모습. 이후 머스크 CEO는 마케팅, 엔지니어, 윤리적 인공지능 등 업무를 맡은 여러 부서를 해고했다.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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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CEO가 트위터의 고질적인 적자 문제를 정말로 해결했다면, 정말로 핵심적인 비용 절감은 대량 해고가 아닌 다른 분야에서 이뤄졌을 것이다. 바로 마케팅과 R&D다. 특히 R&D는 트위터 분기 지출의 거의 절반에 해당한다.


사실 트위터는 창업자 잭 도시가 CEO직을 역임하던 때부터 R&D 비중이 큰 회사였다. SNS 기업에게 필수적인 추천 알고리즘이나 최신 최적화 기술은 물론, 실험적인 새 서비스 개발도 R&D 부서에서 이뤄졌을 것으로 추측된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트위터의 R&D 비중은 일반적인 IT 기업 수준을 훨씬 상회해 기업 재무 구조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소위 미국의 '빅테크' 기업들은 대부분 매출 대비 10~15%의 금액을 R&D에 지출한다. 반면 트위터의 R&D 예산은 2013년 이미 매출 대비 25%를 돌파했고, 현재는 38%에 육박한다. 당시 '포천' 등 경제 매체들은 "트위터가 빠른 성장을 위해 리스크를 감수하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과거 도시 창업자는 트위터의 이같은 지출구조 문제를 자신의 '섣부른 성장 욕심'에서 찾은 바 있다. 그는 머스크 CEO가 대량 해고 계획을 전한 지난해 11월 "지금 이 상황에 대해 모두에게 사과한다. 나는 기업을 너무 빨리 크게 키웠다"라며 "지금 이 순간, 혹은 나중에라도 (직원들이) 날 용서해 줄 지는 모르겠지만 이해하겠다"라고 말했다.


'구두쇠' 머스크 수완 빛 발할까
일론 머스크 [사진출처=AP연합]

일론 머스크 [사진출처=A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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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트위터의 성패 여부는 머스크 CEO가 경영인으로서 보유한 장기인 '비용 효율화'에 달려 있다. 머스크 CEO가 성공시킨 전기차 기업 테슬라 또한 유동성 위기를 겪을 때마다 무자비한 구조조정을 동원해 회사를 회생시켰으며, 대기업으로 거듭난 지금도 낭비되는 돈 한 푼 없는 철저한 경영으로 유명하다.


일례로 테슬라는 기업 내 광고·홍보를 담당하는 부서가 없다. 자동차 판매에 할애되는 자체 광고 예산도 '0'에 해당한다. 대신 테슬라는 모든 지출을 공장 투자, 기가 배터리, 생산효율화, 디자인 등에 결집해 고객 만족도를 높이는 데 집중해 왔다. 머스크 CEO가 트위터를 인수한 뒤 곧장 대량 해고부터 추진한 것도, 트위터를 테슬라처럼 '새는 돈 없는' 기업으로 만들기 위한 밑작업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제조업체가 아닌 SNS 기업인 트위터에도 머스크식 극약 처방이 약효를 발휘할 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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