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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저정치학]김대중 前 대통령이 지금 살아 있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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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DJ 철학 깃든 ‘동교동’…국민의정부 주역
대표인물 권노갑 한화갑 한광옥 박지원
내년 총선 정계개편 변수 떠오른 동교동계

[사저정치학]김대중 前 대통령이 지금 살아 있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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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윤슬기 기자]

편집자주해마다 새해가 되면 정치 지도자 자택은 방문객으로 붐빈다. 계파정치 시절에도, 그 이후에도 그곳에 한국정치의 주역들이 모여들었다. 자택이 속한 지역은 그 자체로 고유명사가 돼서 정치의 한 축을 이뤘다. 동교동과 상도동, 봉하마을, 평산마을 그리고 달성군과 논현동 등 전직 대통령 주거지를 중심으로 ‘사저 정치학’을 5회에 걸쳐 진단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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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교동계라는 이름의 시작은 1970년대 시대 상황과 관련이 깊다. 1971년 제7대 대통령선거에 출마한 정치인 김대중(DJ)은 45.25% 득표율을 올리며 세상을 놀라게 했다. 선거로 대통령 자리를 넘본 인물. 박정희 정부 당시 집권 세력에게는 눈엣가시 같은 존재였다.


언론이 김대중이라는 이름을 기사 제목으로 뽑아 부각하는 것 자체가 용기를 내야 하는 시대였다. 언론은 자연스럽게 DJ 자택 이름을 따서 동교동계로 부르기 시작했다. 실제로 서울 마포구 동교동 DJ 자택은 정치인으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동교동계는 상도동계와 더불어 한국 계파 정치의 상징어가 됐다. 동교동에 상주하던 가신(家臣) 그룹은 한국 정치사의 굴곡을 경험한 증인이다. 동교동계 대표 인사는 DJ와 생사고락을 함께한 권노갑·한화갑 전 의원이다. 한광옥 전 대통령 비서실장,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문희상 전 국회의장, 설훈 의원, 김옥두·박주선·장성민 전 의원 등도 동교동계 인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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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교동계는 고문과 투옥 등 시련을 토대로 단련된 동지 관계다. 그들은 어떤 정치적인 소명을 갖고 있을까. 박지원 전 원장은 지난 12일 아시아경제와 통화에서 “동교동계 철학은 한국 민주화, 남북관계 개선, 서민경제, 사회약자 보호”라면서 “그런 일은 나 자신부터 할 것이고, 그러한 일을 했다고 기억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1997년 12월 18일 제15대 대선은 동교동계 역사에서 가장 빛나던 순간이다. 사상 첫 평화적 정권교체를 견인한 주역이라는 찬사가 뒤따랐다. 국민의정부 탄생의 일등 공신으로 역사에 기록됐다. 동교동계라는 정치 역사책의 지난 기억으로 머물게 할 수 없는 이유는 현재와 미래 정치에 영향을 주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동교동계는 2003년 DJ 대통령 퇴임과 함께 역사적인 소임이 끝난 것처럼 보였다. 박지원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은 2003년 1월 2일 “앞으로 동교동계라는 용어의 사용도, 그러한 이름의 모임도 없었으면 좋겠다”는 뜻을 전했다. DJ는 동교동계 해체 지시를 세상에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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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교동계도 이에 순응했다. 그러나 20년이 흐른 지금까지 동교동계는 현실 정치의 한 축으로 남아 있다. 동교동계가 더불어민주당 쪽과 호흡을 맞춰왔을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역사를 되짚어보면 꼭 그렇지도 않다. 오히려 정치 대척점에 서 있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윤석열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 당선의 숨은 주역은 동교동계다. 박주선 전 의원과 장성민 전 의원은 윤석열 후보 당선을 위해 힘을 쏟은 대표적인 인사다. 대통령 취임식 준비위원장을 박 전 의원이 맡게 된 것은 대선의 공로와 무관하지 않다.


박 대통령은 대선에서 ‘리틀 DJ’ 한화갑 전 의원 도움을 받았다. 한광옥 전 의원 등 다른 동교동계 인사들도 박 대통령 승리에 힘을 실었다. 박 대통령이 물러날 때 마지막 청와대 비서실장이 바로 한 전 의원이다. 김대중·박근혜 대통령 비서실장을 모두 역임한 인물, 정치인 한광옥의 독특한 이력은 동교동계 행보를 둘러싼 정치적인 여운으로 남아 있다.


동교동계는 총선에서 민주당에 충격을 안겨준 경험도 있다. 동교동계 정치인들이 참여한 국민의당은 2016년 제20대 총선에서 호남에 녹색바람을 일으켰다. 광주 지역구 8석을 싹쓸이한 것을 비롯해 전남과 전북 지역구 의석 70~80%를 휩쓸었다.


내년 4월 제22대 총선에서도 동교동계 움직임은 변수가 될 수 있을까. 동교동계는 현재 민주당과 국민의힘, 제3지대에 흩어져 있다. 정계 개편이 일어난다면 그 축은 동교동계가 될 가능성이 있다. 그들이 속한 정당의 이름보다는 그들의 정치가 어떤 모습을 보여주는지가 더 중요할지도 모른다.


DJ 후광효과를 누렸던 이들이 유훈을 제대로 실천하고 있는지, 실천이 국민의 삶을 어떻게 바꿔 놓을지에 주목해야 한다는 얘기다. 민주당에 있는 인사와 국민의힘에 있는 동교동계 인사 모두가 관심을 둬야 할 지점이다.


동교동계 출신인 임재훈 전 의원(국민의힘 안양 동안갑 당협위원장)은 “(동교동계는) 이름과 빛이 없어도 국민에 기여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활동해야 정치 패러다임이 바뀐다”면서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 통합의 한 방향으로 잘 물꼬를 튼다면 성공한 대통령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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