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45% "다수 노조에서 재정 비리 있었다"
경영자총회, 국민 510명 대상 설문조사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12일 오전 세종시 산업안전보건본부에서 열린 '2023년 고용노동부 노동개혁 추진 점검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사진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노동조합의 재정·회계를 투명하게 운영해야 할 배경으로 그간 조합비 횡령 등 비리사건이 수시로 불거졌던 점을 꼽은 이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노조가 자체 감사만 하는 걸 특권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었다.
13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국민 51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노조 재정·회계운영 관련 국민 인식’ 설문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96%는 "노동조합의 재정·회계는 투명하게 운영돼야 할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그렇게 생각한 배경으로는 다수 노조에서 재정 운영과 관련해 비리사건이 발생했던 점을 꼽은 이가 45%에 달했다.
한 자동차 회사 비정규직노조의 사무국장은 조합비 7500만원을 도박 등에 썼다. 업무상 횡령으로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대형 항공사 지상조업서비스업체 노조의 지부장은 유흥비 등으로 3억7000만원을 썼다. 건설산업노조 위원장이 조합비 10억원을 횡령해 지난달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이밖에 1000억원 이상의 재정에 대해 노조 자체 감사만 하는 걸 두고 지나친 특권이라고 보는 이도 25%에 달했다. 조합원의 근로조건 향상 목적과 무관하게 정치 투쟁 등에 조합비를 쓰기 때문이라고 답한 이도 17% 정도였다.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회계부정이나 공시 의무 위반에 대해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고 답한 이가 31%로 가장 많았다. 노동조합 회계에 대해 공시 시스템을 운영하자는 의견이 28%, 노조 회계감사원 자격을 외부 공인회계사 등 전문가로 제한하자는 이가 25%로 뒤를 이었다.
한국노동법학회가 과거 발표한 자료를 보면 미국에선 자산과 부채, 외부 수령금, 급여, 수입 등을 포함한 회계보고서를 의무적으로 제출해야 한다. 외부로 공개하는 것도 가능하다. 영국이나 일본에선 노조 회계감사인이 전문성을 갖추도록 하는 한편 노조와 직·간접적으로 얽히거나 노조 전임자 등을 배제토록 법령이 갖춰져 있다. 우리 정부도 올 들어 노조 회계공시시스템을 갖추기로 하는 등 정치권과 업계 안팎에서 주요 화두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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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근 경총 부회장은 "대부분 노조 내부 감사만 진행하는 우리나라와 달리 주요 국가에선 노조 재정과 관련해 회계 보고서 제출 의무화, 회계 감사인 자격 제한 등 엄격한 규율을 통해 투명성을 높이고 있다"며 "재정·회계의 투명성과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실질적인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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