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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동시각]새해 소원은 '불필요한 소비 줄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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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지난해 8월 서울에 80년 만의 폭우가 쏟아졌다. 시간당 100mm가 넘는 비로 12명이 사망했다. 바다 건너 미국에서는 크리스마스 겨울 폭풍이 강타했다. 60여명이 추위와 폭풍과 연관된 사고로 숨졌다. 파키스탄에서는 3300만명이 폭우 피해에 시달렸다. 이렇게 기후 변화는 우리의 삶을 송두리째 앗아갔다.


우리는 화석연료를 대체하는 기술을 개발하거나, 이에 투자하는 길을 열어 기후변화 대응 생태계를 조성하고 있다. 지난해 삼성전자를 비롯한 국내 대기업들은 2050년까지 재생에너지를 100% 사용하겠다는 RE100(재생에너지 100% 달성)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미국에서는 기후변화 대응 산업으로 인플레이션을 막는다는 창의적(?) 법안을 통해 기후 변화 대응에 나섰다. 유럽 등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에너지난을 피하기 위해 신재생 에너지원 확보를 신성장동력으로 삼은 상황이다.

그런데 어째 갈 길은 멀어 보인다. 기후변화 대응에 천문학적인 재산을 쏟아붓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자 빌 게이츠의 개인 블로그인 게이츠 노트에 따르면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한 해 동안 탄소 배출량은 510억 톤에서 520억 톤으로 늘었다. 그렇다고 우리의 길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기술 진보로 다양한 문제를 해결해온 것이 인간이지 않은가.


그런데 관점을 조금 다르게 옮기면 새로운 길을 모색해 볼 수 있다. 성장을 수반하지 않는 길이다. 소비를 줄이면 천문학적인 금액을 더 지출하지 않아도 기후변화의 원인으로 꼽히는 탄소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 이 분야에 권위자인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 신문방송학과 부교수 J.B.매키넌은 탄소배출량을 줄이는 최상의 방법으로 ‘소비 축소’를 꼽는다. 제 2차 세계대전 이후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1980년대 중반, 1990년대 초반, 2009년 2020년 딱 네 번 줄었다. 이중 녹색 성장, 신재생 에너지 등 성장을 포기하지 않고 새로운 기술을 개발해 탄소배출량이 준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경기침체로 소비가 줄면서 배출량이 축소됐다. 코로나19가 창궐해 대면 접촉을 하지 못해 소비가 쪼그라든 2020년이 가장 좋은 예다. 대면 접촉이 금지되자 소비는 땅으로 떨어졌고 공장은 문을 닫았다. 이때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예년 대비 7%나 줄었다. 그는 "세상이 소비를 멈출 때 탄소 배출도 줄어든다"라고 말한다.


이미 우리의 소비는 한정된 지구 자원을 한 참 넘어서는 수준으로 올라온 상태다. 글로벌 생태계 발자국 네트워크에 따르면 인류 전체가 하나의 지구에 걸맞은 생활했던 마지막 해는 1970년이다. 현재 인류는 1인당 2.7 글로벌 헥타르를 소비하고 있다. 인류가 땅, 물 자원 등을 공평하게 분배했을 때 모두에게 주어질 대략적인 몫은 1.6 글로벌 헥타르 정도라는 점에서 지구 한 개 정도가 더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구 4개가, 미국의 경우 지구 5개가 필요한 소비 규모를 갖고 있다.

씀씀이를 줄이는 것은 새해 소원을 이루기만큼 어려운 일이다. 집이나 차의 크기가 한 번 커지면 실직 등 경제적 타격이 있지 않은 한 줄이기 어렵다. 그런데 새해지 않은가. 살 빼기, 운동, 금연 등 새로운 나로 다시 한번 태어나보겠다는 결심을 하는 시점이다. 시선을 넓혀 지구적 기후변화 대응에 동참하는 의미로 새해 소원 리스트에 ‘불필요한 소비 줄이기’를 넣는 것은 어떨까.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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