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세계 최고속 '서버용' D램 'MCR DIMM' 샘플 세계 첫 개발

현존 최고 8Gbps(초당 8기가비트) 이상 속도 구현
인텔, 르네사스와 협업…신개념 제품 개발 선도

[아시아경제 문채석 기자] SK하이닉스 가 고부가 '서버용' D램 분야에서 세계 최고속 제품 샘플을 세계에서 처음으로 선보였다.

8일 SK하이닉스는 'DDR5 MCR DIMM'을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고 밝혔다. 동작 속도가 초당 8Gb(기가비트) 이상으로, 초당 4.8Gb인 서버용 DDR5보다 속도가 80% 넘게 빨라졌다. DDR은 서버와 PC에 주로 들어가는 D램 규격이다. 5세대 DDR5까지 개발돼 있다.

MCR DIMM은 여러 개의 D램이 기판에 결합된 모듈 제품이다. 모듈의 기본 정보처리 동작 단위인 랭크 2개가 동시 작동돼 속도를 높인 제품이다. 랭크는 64바이트의 데이트를 한 묶음으로 해 D램 모듈에서 CPU로 보내는 기본 데이터 전송 단위를 의미한다.

SK하이닉스에 따르면 일반 D램 모듈에선 한 랭크에서 한 번에 64바이트의 데이터가 CPU에 전송된다. MCR DIMM에선 한 번에 128바이트가 보내진다. 모듈에서 CPU로 가는 회당 데이터 전송량을 늘려 D램 단품보다 2배가량 빠른, 8Gbps 이상의 속도를 구현한 것이다.

SK하이닉스 기술진은 MCR DIMM에 탑재한 데이터 버퍼를 활용했다. 랭크 2개가 동시에 작동되도록 만든 비결이다. 버퍼는 고성능 안정성이 요구되는 서버용 D램의 필수 부품이다. D램 모듈 위에 같이 탑재돼 D램과 CPU 사이의 신호 전달 성능을 최적화한다. 데이터 버퍼는 모듈에서 보내는 다수의 신호를 중간에서 전송해주고, 서버 CPU는 데이터 버퍼를 거쳐 오는 신호를 받아들여 처리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그간 DDR5의 속도는 D램 단품의 동작 속도에 좌우된다는 게 통념이었다. SK는 D램 단품이 아닌 모듈을 통해 속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개발했다.

SK하이닉스는 제품 개발 성공에 미국 인텔, 일본 르네사스와의 협업이 주효했다고 강조했다. 3사는 제품 속도와 성능이 검증될 때까지 긴밀히 협업해왔다.

류성수 SK하이닉스 D램 상품기획담당 부사장은 "당사의 모듈 설계 역량에 인텔의 서버 CPU와 르네사스의 버퍼 기술력이 융합되면서 제품 개발을 할 수 있었다"며 "MCR DIMM이 안정적으로 성능을 내려면, 모듈 내외에서 함께 동작하는 데이터 버퍼와 서버 CPU 간의 상호작용이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류 부사장은 "세계 최고 속도의 MCR DIMM 개발을 통해 SK하이닉스는 또 한번 DDR5의 기술력 진화를 이뤄냈다"며 "앞으로도 '기술한계 돌파'를 위해 지속 노력, 서버용 D램 시장에서 1등 경쟁력을 공고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디미트리오스 지아카스 인텔 메모리 IO 기술부문 부사장은 "인텔은 SK하이닉스와 함께 인텔 차세대 서버 CPU에 최적화돼 적용될 초고속 제품 개발을 주도해왔다"며 "앞으로도 두 회사는 MCR DIMM의 표준화와 후속 제품 개발을 위해 긴밀히 협업할 것"이라고 했다.

사미르 쿠파할리 르네사스 메모리 인터페이스 부문 부사장은 "이번에 르네사스가 개발한 데이터 버퍼는 제품의 구상부터 완성까지 3년간 여러 기술을 집약한 노력의 결실"이라며 "SK하이닉스, 인텔과 협업해 혁신 제품을 개발하게 돼 자랑스럽다"고 했다.

SK하이닉스는 "향후 고성능 컴퓨팅 시장에서 MCR DIMM의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본다"며 "회사는 고객 수요가 본격화되는 시점에 맞춰 이 제품을 양산할 계획"이라고 귀띔했다.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