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실체적 진실보다 희생자 위로가 중요"…김대기 "진상규명은 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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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야당 의원들이 실체적 진실보다 희생자에 대한 위로나 유가족 입장을 고민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김대기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진상규명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맞섰다.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9일 국회 운영위 전체회의서 김 실장을 향해 "선 진상규명 하자는 분도 있지만, 여론의 상당 부분은 먼저 인사부터 조치를 해야한다는 흐름도 있다"며 "제가 보기에 중요한 것은 여론의 흐름에서 중도층의 입장, 희생되신 분들을 위로하고 그 유가족 입장을 고민하는게 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런 부분에서 어떤 것이 국민의 마음을 잡는 것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야 한다"며 "경제위기, 남북위기, 민생위기가 심각한 때 산적한 현안을 어떻게 풀어나가야 하나,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만나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영수회담 필요성을 강조했다.

강 의원은 "영수회담을 통해 초당적 화합의 메시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윤 대통령과 이 대표 간의 공식적 자리를 주선할 용의가 있나"고 물었다.

이에 김 실장은 "영수회담 건의를 받았지만, 영수라는 말은 안 어울리고 각 당 원내대표들의 자리를 한 번 마련하면 어떨까 그런 생각은 해 봤다"며 "내일모레면 (윤 대통령이) 순방을 가시니, 건의드리겠다"고 답했다.

같은 당의 강민정 의원도 정부가 추구하는 '실체적 진실'은 정치가 아닌 '검치'라며 비판했다. 강 의원은 "이태원 참사에서 중요한 것이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것이라고 했는데, 법이 얼마나 준수됐고 얼마나 위반했는가에 집중해서 문제를 풀어보겠다는 것으로 읽힌다"며 "이렇게 대응하고 계시는 것은 정치를 하자는 게 아니고 검치를 하자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정치를 하기를 기대하면서 국민들이 대통령에게 표를 주고 뽑았다고 생각하는데, 대통령의 모든 관심과 역량이 우리 국민들 하나하나, 기관 하나하나가 법이 지켜지고 있는가 안 지켜지고 있는가 이거에 집중되고 있는 것에 관심 갖고 그 부분의 문제만 해결하라고 국민들이 대통령을 뽑아준 것이 아니"라고 했다.

이에 김 실장은 "어린 영혼들이 이유도 모르게 어처구니없이 죽어서 내가 왜 죽었는지 (진상규명을 해야 한다)"며 "112 신고를 했는데도 내가 왜 이렇게 황당하게 죽었냐, 교통통제는 안 해줬냐 (하는 질문에 대한) 진상규명을, 답을 해 줘야 할 의무가 있다고 본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우리는 죽은 것을 갖고 사고나 참사냐 따지고 있고 애들이 어떻게 생각하겠냐"며 '사고'와 '참사' 단어 논란에 대해서도 에둘러 비판했다.

한편 이날 운영위에서는 김은혜 홍보수석·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의 '필담' 논란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강득구 의원은 "이 자리는 국민의 위임을 받은 의원들이 국민을 대신해서 질의하는 자리"라며 "김 실장도 공식 사과를 했지만 그런 자세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 실장은 "부적절하고 죄송하다고 말씀드렸다"고 답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