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Next]'부자감세' 허들에…데드라인 한달, 세법 개정 표류
민주 "법인세 인하 막을 것"
데드라인 한달, 심사 착수도 못해
종부세 완화안도 여야 진통
[아시아경제 세종=권해영 기자] 윤석열 정부표 감세안인 '2022년 세제개편안' 심사의 데드라인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지만 여전히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7일 내년도 예산안 심사에 착수한 국회는 윤 정부의 세제 개편안도 이에 맞춰 진행해야 하지만 이를 심사할 조세소위원회조차 구성하지 못했다. 조세소위가 구성돼도 '산 넘어 산'이다. 슈퍼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법인세 인하 및 종합부동산세 완화를 놓고 '부자감세'라며 맞서고 있어 국회 심사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국회의 세법 개정안 심사는 다음달 2일까지 이뤄져야 하는 내년도 예산안 확정에 맞춰 통과돼야 한다. 그러나 내년도 예산안과 맞물려 있는 세법 개정안 논의를 위한 조세소위는 현재 구성조차 안돼 데드라인을 넘길 가능성이 높다. 기재부 관계자는 "통상 기획재정위원회 여당 간사가 조세소위 위원장을 맡는데 이번엔 야당이 위원장 자리를 요구하면서 여야가 대립, 세법 개정안 심사에도 착수하지 못한 상황"이라며 "조세소위를 구성하고 세법 개정안 심사에 착수해도 쟁점 사항이 워낙 많아 12월 말까지 심사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법인세, 최대 관전포인트
정부가 내놓은 세법 개정안의 핵심은 법인세 인하다. '법인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은 최고세율을 현행 25%에서 22%로 낮추고, 중소·중견기업은 과세표준 5억원 이하에 대해 10%의 세율을 적용하는 게 핵심이다. 이를 통해 기업의 투자 여력을 증대해 투자·고용을 늘리고 경제 활력을 제고할 수 있다는 것이 정부가 법인세 인하를 추진하는 배경이다. 기재부에 따르면 2008년 법인세를 인하한 후 2010년 설비투자는 전년 대비 23.2%, 고용률은 0.4%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 최고세율(지방세 제외)도 2017년 22.4%에서 2021년 21.2%로 낮아지는 추세다. 우리나라의 조세 경쟁력이 약화되면서 대한상공회의소를 비롯한 경제 6단체 역시 이날 국회에 법인세법 개정안을 조속히 통과시켜줄 것을 촉구하는 경제계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대기업에만 혜택이 돌아가는 부자감세라며 정부의 법인세 인하 추진을 반드시 저지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법인세 인하를 막아 추가 재원을 확보하고, 이를 지역화폐 또는 임대주택 예산 부활·증액 등 민생사업에 투입한다는 방침까지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앞서 "플랜B는 없다"며 원안 통과를 위해 야당을 설득하겠다고 밝혔지만, 국회 논의 과정에서 험로가 예상되는 이유다.
종부세도 핵심 쟁점
'종합부동산세법 일부개정법률안' 논의도 주요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정부가 내놓은 종부세 개정안은 ▲최대세율 인하(6→2.7%) 및 세율 일원화 ▲기본·특별공제금액 상향(각각 6억→9억원, 11억→12억원) ▲세부담상한 일원화(150~300→150%) 등 크게 3가지가 핵심이다. 지금은 다주택자, 법인 여부에 따라 종부세를 차등과세 하는데 앞으로는 가액 기준으로 종부세를 부과하는 게 골자다. 이를 통해 세 부담을 적정 수준으로 완화하는 한편 주택 시장 안정 효과는 없이 '징벌적 수단'으로 변질된 세제를 정상화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종부세 완화안 역시 법인세 인하와 함께 민주당이 부자감세 프레임으로 비판하면서 정부 원안 통과는 사실상 불가능할 전망이다. 민주당은 종부세 개편을 추진하겠다던 대선, 지방선거 공약까지 뒤집으면서 정부가 추진하는 1세대 1주택자 종부세 공제금액 올해 한시 상향(11억→14억원)을 가로막았다. 이 밖에 대주주의 국내 상장주식 양도소득세 부과 기준을 종목별 보유액 10억원에서 100억원으로 올리는 내용의 금융투자소득세 개편안 또한 민주당은 '초부자 비과세'라고 비판하며 당론으로 반대하고 있다.
엇갈리는 세수 감소 규모도 논란
윤 정부의 세법 개정안을 관통하는 키워드인 '감세'의 경제적 효과, 재정적 영향을 놓고도 논쟁이 이어질 전망이다. 정부는 이번 개편안을 통해 세수가 향후 5년간(2023~2027년) 총 60조3000억원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세부적으로 소득세가 16조1000억원, 법인세가 28조원, 증권거래세가 7조2000억원, 종부세가 7조9000억원 감소할 것으로 봤다. 감세를 통해 민간 활력을 제고하면 중장기적으로 세수 기반을 확대할 수 있다는 게 정부측 논리다. 연간 세수 감소분도 국세수입(약 400조원)의 3% 수준에 그친다.
반면 일각에선 감세를 통한 경제 성장 효과에 대한 의문과 재정 악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국회 예산정책처 추산에 따르면 세수는 향후 5년간 총 73조6000억원 감소해 정부 전망치보다 13조3000억원 더 줄어들 것으로 추산했다. 예정처는 "이론적으로 법인세 인하 및 세액공제 확대는 투자·고용 여력을 증대시키고 경제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최근 대내외 경제여건 변화로 정책 유효성이 제한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며 "한 번 인하된 세율을 다시 인상하기 어려워 중장기적으로 재정건정성 악화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을 줄이기 위해 우리나를 비롯한 해외 각국이 이자율 인상을 단행하는 상황에서 감세형 세제개편과 긴축적 통화정책의 정책조합을 고려할 필요도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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