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兆 돌파한 5대銀 정기예금…쏠림 현상 심화
수신금리 오르고 핵심예금은 이탈…대출금리 끌어올려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정기예금 규모가 800조원을 넘어섰다. 기준금리 인상과 이에 따른 자산시장 약세로 시중의 부동자금이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예·적금으로 빠르게 쏠리고 있는 까닭이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말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808조227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 말 대비론 47조7231억원(6.3%), 지난해 말 대비론 153조2917억원(23.4%) 늘어난 것이다. 지난 9월 전체 예금은행의 정기예금 증가폭이 32조5000억원으로 통계작성 후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는데, 한 달 만에 기록이 경신될 가능성이 커졌다.
예·적금으로 시중 자금이 쏠리고 있는 것은 기준금리 상승으로 수신금리 또한 빠르게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수신금리(정기예금, 1년)는 올 1월 1.83%에서 지난 9월 기준 3.83%로 200bp(1bp=0.01%) 급등했다. 최근엔 시중은행에서도 4~5%대, 상호금융기관에선 7~8%대 예금 상품도 어렵잖게 찾아볼 수 있는 상황이다.
반면 자산시장은 금리 상승의 직격탄을 맞은 상태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는 19.1%, KB 주택매매가격지수는 0.79%(전국 기준) 하락했다. 그런 만큼 투자를 위한 대기성 자금도 줄어들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5대 은행의 요구불예금 규모는 전월 말 대비 29조999억원 줄어든 626조159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8월 말 대비 9월의 요구불예금 감소 폭이 약 4조5000억원 수준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탈세가 더욱 빨라진 셈이다.
예·적금 쏠림현상은 대출이자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구매관리자비용지수(COFIX)'는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를 의미한다. 은행이 실제 취급한 예·적금, 은행채 등 수신상품 금리와 직접적으로 연동된다. 다시 말해 수신금리가 오르면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단 의미다.
올해 은행권의 조달 비용이 급증하며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1월 1.64%에서 지난 9월엔 3.40%까지 136bp(1bp=0.01%)나 상승했다.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 금리가 3% 선을 넘어선 것은 10년 만이다. 잔액 기준 코픽스 역시 2.52%로 7년여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100조 날리게 생겼는데…"삼성 파업은 역대급 특수...
금융권 관계자는 "연중 추가 금리 인상이 예고된 만큼 핵심 예금 이탈세는 지속될 수밖에 없고, 안전자산인 예·적금으로의 역 머니무브도 계속될 것"이라면서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연내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 금리 모두 8%대까지 올라설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전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