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비 아끼자 … 배달앱 지우거나 ‘배달공구’ 활용
8월 기준 지난해 12월 대비 배달앱 이용자 33.8% 줄어
다른 사람과 따로 주문하고 같은 장소에서 수령하기도
정부, 배달 공시제 도입했지만 아직은 실효성 논란
[아시아경제 문화영 인턴기자] 정부가 배달비 공시제를 시행한 지 약 8개월이 지났지만, 배달비가 계속 오르고 있다. 최악의 고물가 또한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생활비를 한푼이라도 아끼려는 사람들 사이에서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을 사용하지 않거나 배달을 함께 주문하는 이른바 '배달 공구'가 유행하고 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에 따르면 지난 8월 서울 음식점 1336개 가운데 378개(28%) 음식점의 배달료는 6월 대비 평균 887원 올랐다. 심야·기상악화의 경우 비용이 추가돼 현행 3000~5000원(소비자부담 기준)에서 많게는 8000원까지 내야한다. 배달업계에선 플랫폼 업체들의 광고 확대와 최근 식자재 가격 상승이 배달비 인상으로 이어졌다고 보고 있다.
이에 소비자들은 배달비를 조금이라도 아끼기 위해 '배달공구'를 하고 있다. 배달의민족은 지난달 4일부터 배달비를 나눠 결제하는 공동구매 시스템 '함께주문' 서비스를 도입했다. '함께주문'은 여러 사람과 장바구니를 공유해 각자 원하는 메뉴를 담은 다음 한 곳에서 수령하는 서비스다. 쿠팡이츠는 역시 지난 8월부터 각자 주문하되 같은 장소에서 수령하는 '친구 모아 함께 주문'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두 서비스 모두 인원수만큼 배달비를 나눠 낼 수 있다.
아예 배달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지 않는 움직임도 늘었다. 데이터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3월 월간 주요 배달애플리케이션(배달의민족·요기요·쿠팡이츠) 3개를 이용한 소비자 수는 2420만3452명(안드로이드 기준)이다. 이는 지난해 12월보다 107만 명가량 감소한 수치다.
8월에도 월간 주요 배달앱 이용자 수는 1672만1338명에 그쳤다. 지난해 12월과 비교하면 33.8%, 올해 3월과 비교하면 30.9% 감소했다. 업계는 배달비가 현행 수준을 유지하거나, 더 인상될 경우 배달 주문 수요 감소를 부추길 수 있다고 분석한다.
이에 정부가 '배달비 공시제'를 도입했지만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배달비 공시제는 소비자가 배달 플랫폼별 배달비를 한눈에 비교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업체를 선택할 수 있도록 배달 수수료 현황을 공개하는 제도다. 소비자의 알 권리를 충족하고 플랫폼 간 배달비 인하 경쟁을 유도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여전히 소비자들이 알기 어렵고, 배달 물가가 잡히지 않고 있다. 배달비 조사는 서울 시내 25개 자치구 가운데 인구가 가장 많거나 적은 2개 동을 선정해 이뤄지는데 배달 방식과 거리, 시간대 등에 따라 배달비가 바뀌는 것을 반영하지 못한다. 또 배달비는 음식점 주인이 직접 정해 정부 조사가 실효성이 없다는 비판이 나온다. 조사 결과를 확인하려는 소비자는 직접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홈페이지에 접속해야 하는 번거로움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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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뿐만 아니라 자영업자들도 배달비 부담을 호소한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온라인 플랫폼 입점 소상공인 500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플랫폼 공정화 관련 소상공인 인식조사' 결과 72.8%가 '배달 비용이 부담된다'고 답했다. '적정하다'는 7.4%에 불과했다. 이에 내년부터 통계청의 소비자물가 통계에서 배달비가 따로 작성돼 공표되는 만큼 정부가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 집중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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