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보다 지구 걱정” … 1200억 고흐 작품에 토마토수프 뿌려
영국 환경단체, 기후위기 대응 촉구 시위
유리 액자에 전시한 반 고흐 해바라기 그림은 무사
14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내셔널갤러리에서 환경단체 '저스트 스톱 오일(Just Stop Oil)'에 소속된 활동가 두 명이 빈센트 반 고흐의 1880년대 작품인 '해바라기'에 토마토수프를 끼얹은 후 접착제로 미술관 벽에 자신들의 손을 붙였다. 사진=AP 연합뉴스
[아시아경제 황수미 기자] 영국에서 유명 미술품을 겨냥한 환경 운동가들의 시위에 관심과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앞서 존 컨스터블의 작품에 접착제를 묻힌 손을 붙인 데 이어 이번엔 빈센트 반 고흐의 '해바라기'에 토마토수프를 끼얹는 식의 시위를 벌이면서다.
14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이날 오전 런던 내셔널갤러리에서 기후 변화 대응 시위를 진행하던 두 사람이 재물손괴와 불법침입 등의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반 고흐의 1880년대 작품인 해바라기에 하인즈 토마토수프를 끼얹은 후 접착제로 미술관 벽에 자신들의 손을 붙였다. 당시 그림은 유리 액자에 끼워져 있어 손상되진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시위를 벌인 두 사람은 영국의 환경단체인 '저스트 스톱 오일(Just Stop Oil)'에 소속된 활동가로 알려졌다. 화석 연료의 사용을 중단하라는 의미의 이름처럼 이 단체는 영국 정부에 화석 연료 신규 허가 및 생산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이날 시위도 기후 위기 대응을 촉구하기 위한 의도로 진행됐다. 한 활동가는 "예술이 생명, 식량, 정의보다 소중한가"라며 "그림을 지키는 것이 더 걱정인가, 아니면 우리 지구와 사람들을 보호하는 것이 더 걱정인가"라고 되묻기도 했다. 이 단체에 따르면 '해바라기'는 8420만달러(약 1200억원)의 가치가 있다.
한편 단체가 이처럼 독특한 방식으로 시위를 벌인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지난 7월엔 이 미술관에 있는 존 컨스터블의 작품인 '건초마차'에 기후 위기로 파괴된 농촌 풍경을 묘사한 그림을 덧붙이기도 했다. 이어 접착제를 바른 손으로 액자를 잡은 뒤 "기후위기와 석유가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런던의 왕립미술원에서도 비슷한 방식의 시위를 전개한 바 있다. 당시 단체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제자가 16세기에 제작한 '최후의 만찬' 복제품 액자에 접착제를 바른 손을 붙였다. 또한 벽에는 스프레이로 '더 이상 석유는 없다(No New Oil)'는 문구를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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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시위 방식에 반응은 엇갈린다. 일각에선 공공기물을 파손하는 식의 불법행위로 시위를 진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반면 기후대응을 촉구하며 영국 정부에 비판의 목소리를 내는 이들을 체포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반응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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