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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조슬기나 특파원]"내 커리어를 통틀어 가장 미친 날 중 하나다.(릭 라이더 블랙록 글로벌 채권최고투자책임자)"


미국 뉴욕증시는 13일(현지시간) 장 내내 역대 최고 수준의 변동폭을 나타냈다. 블루칩으로 구성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예상을 웃도는 강한 인플레이션에 장중 550포인트 이상 떨어졌다가 돌연 저점에서 다시 1400포인트 급등하는 아찔한 하루를 보냈다.

투자자들의 분석은 엇갈린다. 그간 낙폭이 과도했던데다 물가 정점·실적 시즌을 기대한 저가매수자들이 몰린 것이란 평가가 나오는 한편, 공매도 세력의 패닉 매수, 약세장 속 랠리일 뿐이라며 긴축발(發) 추가 악재를 경고하는 목소리도 쏟아진다.


◆다우, 위아래로 1500포인트 출렁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장 대비 827.87포인트(2.83%) 오른 3만38.72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2020년11월9일 이후 일일 최대 상승폭이다. 같은 날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92.88포인트(2.60%) 높은 3669.91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232.05포인트(2.23%) 상승한 1만649.15에 장을 마감했다.

증시는 말 그대로 롤러코스터를 탔다. 블랙록의 릭 라이더 글로벌 채권최고투자책임자가 "내 커리어를 통틀어 가장 미친 날 중 하나(craziest days of my care)"라고 밝힌 이유가 여기 있다.


이날 오전 9월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6.6% 치솟으며 약 40년만에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하자, 다우지수는 550포인트 급락했다. 하지만 오전 중 반등하며 하루동안 위 아래로 무려 1500포인트 출렁였다. 다우지수가 장중 1.9%이상 급락하다 결국 상승 마감한 것은 2011년8월 이후 이날이 처음이다. S&P500지수 역시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초반인 2020년3월 이후 가장 큰 일일 변동폭을 나타냈다.


블룸버그통신은 자체 데이터를 기초로 "1990년 데이터 취합 이후 증시가 하루동안 이렇게 양방향으로 극단적인 폭을 오간 사례가 없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경제매체 CNBC는 "S&P500 지수의 장중 저점 대비 반등폭은 역대 5번째, 나스닥 지수의 반등폭은 역대 4번째"라고 보도했다.


◆증시 왜 반등했나?

예상을 웃도는 인플레이션에도 증시가 반등한 배경을 두고는 여러 분석이 쏟아진다.


먼저 전문가들은 최근 S&P500지수가 6거래일 연속 하락하는 등 이미 주가가 과도하게 급락했던 여파일 수 있다고 봤다. 캡 시지스의 프랭크 카펠리는 "종합적으로 투자자들이 시장에 대한 포지셔닝이 너무 지나쳤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실적 시즌 초반 공개된 성적표로 상승장 기대감도 더해졌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이날 확인된 높은 인플레이션이 시장에 선반영됐다는 점도 거론되고 있다. 비 라일리 파이낸셜의 아트 호건 수석시장전략가는 "(높은 인플레이션은) 실망스럽지만 새로운 정보는 아니다"라며 투자자들이 새 사실을 발견하지 못하면서 반등으로 이어졌다고 언급했다.


일각에서는 강력한 인플레이션 보고서에 투자자들이 오히려 물가 정점에 도달했다는 확신을 얻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에드워드존스의 모나 마하잔 선임투자전략가는 9월 CPI상승분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주거비 인플레이션이 이날 CPI 보고서만큼 나쁘지 않을 수 있다고 언급하며 "인플레이션이 정점에 도달했다는 분위기도 약간 있다"고 말했다. 임대료가 CPI지표에 반영되기까지 시차가 존재하고, 최근 임대료 상승률은 진정 추세라는 설명이다. 찰스슈왑의 리즈 앤 손더스 수석투자전략가 역시 "인플레이션이 마지막 숨을 거두는 순간"이라며 "이제부터 완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공매도 세력들의 청산 매수, 프로그램 매매를 배경으로 꼽는 분석가들도 있다. 공매도는 특정 종목의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면 해당 주식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주식을 빌려 매도한 뒤, 실제로 주가가 하락하면 싼값에 되사들여 빌린 주식을 갚음으로써 차익을 거두는 매매기법이다. 밀러 타박의 맷 말레이 수석시장전략가는 "CPI 발표 직후 주가 폭락을 예상하는 투자자들이 많았는데, 하락세가 크지 않자 공매도 세력이 패닉에 빠져 매수를 시작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호건 전략가는 프로그램 매매가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언급했다. S&P500지수가 장중 2%이상 하락하며 프로그램 매매가 촉발돼 기술적 분석이 쏟아졌다는 설명이다.


다만 이날 반등세가 계속 이어질 수 있을 지에 대해서는 비관론이 더 크다. 오히려 변동성은 더 커졌다는 경고의 메시지인 셈이다. 강한 인플레이션이 확인된만큼 연방준비제도(Fed)의 고강도 긴축은 한층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11월 1.0%포인트의 금리 인상 가능성 또는 11월에 이어 12월까지 5연속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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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카드 이코노믹스 인스티튜트의 미셸 메이어 수석미국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이션 지표가 시장 예상을 웃돌수록 Fed는 물가 안정에 전념하겠다는 단호한 약속을 증명해야만 한다"며 "이는 더 높은 금리와 경제의 냉각을 뜻한다"고 강조했다. 투자은행 브리그 마카담의 창립멤버인 그렉 스웬손은 "현 랠리에 흥분하는 것은 실수가 될 수 있다"며 "약세장 랠리에 가깝고 더 나쁜 소식을 접하게 될 것"이라고 더 큰 변동성에 대비할 것을 경고했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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