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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강기조합, '중고속 엘리베이터' 개발…中企 新시장 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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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시제품 제작·설치 완료, 2024년 실증평가·단체표준 개정까지 마무리
"승강기조합 주관 기술개발, 중소기업과 공유…중소기업 부흥 신호탄 될 것"

승강기 업체 직원들이 고층건물의 승강로에서 설치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승강기공업협동조합]

승강기 업체 직원들이 고층건물의 승강로에서 설치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승강기공업협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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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 한국승강기공업협동조합이 '중소기업 특화형 중고속 엘리베이터' 개발에 나섰다. 중소기업의 중고속 엘리베이터 시장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12일 승강기조합에 따르면, 승강기조합은 지난달 30일 중소벤처기업부가 공모한 '2022년도 성과공유형 공통기술 연구개발 사업'에 선정돼 연구개발(R&D) 지원 전문기관인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TIPA)과 '중소기업 특화형 17인승 초속 2.5m(㎧) 엘리베이터 전략모델' 개발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사업비는 정부 지원금 8억8000만원을 포함한 총 11억원 규모고, 사업 기간은 2년이다.

승강기조합은 내년에 중고속 구동기 개발과 시제품 제작·설치를 완료하고, 2024년까지 17인승 중고속 엘리베이터의 실증평가와 단체표준 개정까지 마무리할 예정이다. 승강기조합의 주도로 (주)새한엘리베이터가 완성품 제조와 방음·방진 구조물을 제작하고, 비전모터(주)는 콤팩트 기어리스 구동기, (주)익스프레스리프트는 스마트 제어시스템, 한국승강기대학교는 주요 부위 구조해석과 안전성을 검토하며, (사)한국승강기학회는 원격관리 시스템과 시스템 융합을 담당하게 된다.


기술개발 여부 따라 생존기로…초고층 건물 '중고속' 기술 절실

승강기조합이 중고속 엘리베이터 기술 개발에 나선 가장 큰 이유는 중소기업의 생존권이 위협받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엘리베이터 시장은 약 4조원 규모로 TK엘리베이터(옛 티센크루프)·오티스·미쓰비시·쉰들러·현대엘리베이터 등 5개 대기업이 85%의 시장을 점유하고 있으며, 나머지 15%의 시장을 1900여개 중소기업이 경쟁하는 구조다.


최근 대도시 인구 집중화로 30층 이상 고층 건물이 급속도로 증가하면서 고속·초고속 엘리베이터 시장이 확대되고 있지만, 기술과 자본의 부족한 중소기업은 경쟁의 기회도 얻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2000년 이전 30%를 넘어가던 중소기업의 시장점유율은 불과 20년 새 절반인 15%로 떨어졌다. 기술개발 여부에 따라 생존의 갈림길에 서게 되는 것이다.

엘리베이터 기술은 저속(0.75㎧), 중저속(1.0~1.75㎧ ), 중고속(2.0~3.5㎧), 고속(4.0~5.0㎧), 초고속(6.0㎧ 이상)으로 분류된다. 통상 대기업은 중고속과 고속·초고속, 중소기업은 저속과 중저속 건물의 엘리베이터 시공을 맡아 왔다. 그러나 최근 대기업은 중소기업의 영역인 중저속 엘리베이터 시장까지 침범하고 있다. 기술 없는 중소기업으로서는 속수무책이다.


승강기조합이 개발에 착수한 '초속 2.5m 엘리베이터 전략모델'은 30층 이상 초고층 건물 엘리베이터 시장에 중소기업이 진출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갖춰야 할 기술이다. 높이가 120m를 넘는 초고층 건물의 엘리베이터는 초고층까지 1분 이내 도달해야 한다. 1분이 넘으면 엘리베이터를 탄 승객이 불안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120m를 1분 이내 주파할 수 있는 기술 영역이 '중고속'이다.


중소기업이 중고속 엘리베이터 기술을 터득해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신뢰 회복을 위해서다. 2012년부터 시작된 정부의 세종시 이전과 수도권 공기업의 지방 이전으로 공공분야 승강기 수요가 비약적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일부 중소기업이 설치한 중국산 수입 제품들의 품질 문제가 대두되면서 중소기업 제품에 대한 신뢰성도 함께 하락했다.


"중소기업 경쟁제품 되면, 중기 부흥 신호탄 될 수 있어"

승강기조합은 중고속 엘리베이터 개발이 완료되면 중소기업 간 기술을 공유하고, 품질향상과 신뢰 회복을 통한 기술경쟁력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강진 승강기조합 이사장은 "수요기관의 요구사항을 개발 시작 단계부터 반영해 궁극적으로 분속 120m 이하 승객용 엘리베이터는 중소기업자 간 경쟁제품이 되도록 할 계획"이라면서 "조합은 이번 과제협약을 계기로 그간 제기됐던 품질 문제를 해결하고, 주요 부품의 국산화를 통해 신뢰성을 회복하는 데 심혈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중고속 엘리베이터는 다품종 소량 생산이며, 기계·전기·전자·IT분야가 융복합된 제품인 만큼 개발에는 상당한 자본과 고급 기술인력이 필요하다. 조합이 팔을 걷고 나선 배경도 이 때문이다.


최 이사장은 "중소기업은 기술력과 자금력이 열세해 기업별 대응이 어렵다"면서 "이 때문에 승강기조합에서 선제 대응해 개발된 기술력 및 제품을 다수의 기업이 공동 활용하도록 제공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고 설명했다.


중고속 엘리베이터 개발이 중소기업 부흥의 신호탄이 될 수 있을까? 세계 승강기 시장은 중국 시장의 부상, 신흥 개발도상국의 도시화, 동남아시아와 중앙아시아의 개발 등으로 매년 10% 이상의 꾸준한 고성장을 유지, 세계 시장규모는 2012년 600억달러에서 2025년 1500억달러에 달할 것이라는 게 승강기 업계의 설명이다.


승강기 업계 관계자는 "중국과 일본은 인도네시아, 미얀마, 베트남 등 동남아 신흥국의 미래시장 선점을 위해 자국 정부 지원으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면서 "이들 국가와의 경쟁을 위해서라도 기술 개발은 절실한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업계는 중고속 승강기 시장은 2020년 2400억원에서 2030년 36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12년 지정된 중소기업 간 경쟁 품목 승강기 기준을 중저속에서 중고속까지 상향시킬 경우 중고속 시장의 30%를 중소기업이 확보할 수 있으며, 중소기업 시장 규모는 연간 약 900억원이 추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승강기 업계 다른 관계자는 "승강기조합이 주관해 기술을 개발하고, 그 기술을 회원사 등 다수 중소기업과 공유함에 따라 중고속 승강기 개발의 어려움을 해결했다"면서 "제품 표준화를 통해 제조원가 상승을 억제하는 효과도 발생한다. 중고속 엘리베이터 개발은 중소기업 부흥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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