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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쟁적 작가에서 노벨문학상 수상자로…"허구 쓰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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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갈리마르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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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서믿음 기자] '직접 체험하지 않은 허구를 쓴 적은 한 번도 없고 앞으로도 그럴 것.'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아니 에르노(82)의 소신이다. 그는 지금껏 자전적 소설을 통해 인간의 욕망과 감정을 날 것 그대로 거침없이 드러냈다. 그 덕에 프랑스 현대 문학을 대표하는 여성 소설가로 손꼽히지만, 논란에도 자주 휩싸이면서 문제적 작가로도 불렸다.

그는 1940년 9월 1일, 프랑스 릴본에서 태어나 노르망디 이브토에서 식료품점을 운영하는 부모 밑에서 성장했다. 생활은 곤궁했다. 부엌에서 몸을 씻고, 마당 구석의 화장실을 이용해야 했다. 다락방의 추위도 견뎌야 했다.


학창시절에는 부모와 심리적 단절하고 학업에 몰두하면서 루앙 대학교에 입학해 문학 교수 자격을 획득했다. 1964년 필립 아르노와 결혼해 18년간 결혼 생활을 하며 두 아들을 뒀다.


1974년 자전적 소설 '빈 장롱(Les Armoires vides)'으로 등단해, '남자의 자리(La Place)'(1984)로 르노도상을 수상했다. 2008년에는 현대 프랑스의 변천을 조망한 '세월(Les Ann?es)'로 마르그리트 뒤라스상, 프랑수아 모리아크상, 프랑스어상, 텔레그람 독자상을 받았다.

에르노의 작품은 자전적 탐구를 통해 인간의 삶을 날카롭게 후벼내며 성적·계급적 억압에 맞섰다. 임신 중절 경험을 다룬 ‘사건’, 연하 유부남과의 불륜 내용을 그린 ‘단순한 열정’은 큰 파문을 일으켰다. 당시 에르노는 "내 책에는 아무런 감정적 동요도 여성 작가에게서 기대하는 로맨스도 없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내 책이 외설로 치부되는 것"이라고 응수했다.


2011년에는 선집 '삶을 쓰다'가 생존 작가 최초로 갈리마르 총서에 편입됐다. 2003년 그의 이름을 딴 '아니 에르노 문학상'이 제정됐다.


논란이 많았지만 결국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됐고, 한림원은 "개인적 기억의 집단적 억제, 소외, 근원을 파헤친 그의 용기와 냉철한 예리함"을 수상 이유로 밝혔다. 에르노는 “대단한 영광인 동시에 대단한 책임”이라며 “여성과 억압받는 사람들을 위해 투쟁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서믿음 기자 fait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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