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 파업에 날개 다는 셈
민·헌법 재산권 보장과 배치
국내 투자 확대에 집중해야

이동근 경총 부회장 "노란봉투법 국회 통과되면 거부권 요청할 것"(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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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 "노란봉투법은 국가의 근간인 자본주의 체제와 헌법을 흔드는 법입니다. 만약 야당이 절대다수를 점하고 있는 국회에서 이 법이 통과된다면, 한국경영자총협회는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건의하겠습니다."


이동근 경총 부회장은 노동조합이 불법 파업을 해도 그 손실에 손해배상을 청구하지 못하게 만드는 ‘노조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노란봉투법)’에 대한 불합리성을 강조하며 강경한 목소리를 쏟아냈다.

이 부회장은 18일 서울 여의도 경총회관에서 가진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전 정부의 노동 친화적 정책 기조를 거치면서 현재는 노사 간 힘의 균형이 깨진 상황"이라며 "노란봉투법이 통과된다면 강성 파업을 더욱 부추기게 될 것이고, 이 경우 노조원이 아닌 근로자도 함께 피해를 보게 된다"고 강조했다.


노란봉투법은 노조가 불법 파업을 해도 그 손실에 손해배상을 청구하지 못하게 만드는 것이 골자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노란봉투법 통과를 당론으로 채택하고 입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부회장은 노란봉투법에 대한 재계와 기업들의 우려가 심각하다고 전했다. 그는 "중대재해처벌법은 재해로 인한 사망 사고 발생 시 사업주나 경영책임자를 처벌한다는 조항이 불합리하지만 ‘사고를 줄이자’는 입법 취지 자체는 이해되는 측면이 있었다"면서 "하지만 노란봉투법은 기업과 노동자, 국가적 측면에서 이해가 가지 않는 법"이라고 항변했다.


이 부회장은 노란봉투법이 헌법에서 보장한 재산권 침해 요소가 강하다고 비판했다. ‘모든 국민의 재산권을 보장한다’는 헌법 23조와 ‘위법 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배상 책임이 있다’고 규정한 민법 750조와 정면 배치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노란봉투법은 노동 이슈를 넘어 헌법과 법치주의를 어긋나는 것이며, 자본주의를 부정하는 법안"이라고 했다.


또한 법안 통과가 사회적인 약자에게도 피해를 줄 것이라고도 우려했다. 이 부회장은 "법안이 통과된다면 노조는 파업으로 인해 아무런 손실을 보지 않기 때문에 더욱 강경한 행동에 나서게 될 것"이라며 "파업에 동조하지 않는 조합원이나, 조합에 가입돼 있지 않은 노동자는 노조의 파업으로 회사와 함께 피해를 강요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법안이 통과된다면 윤석열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건의하겠다고 계획도 밝혔다. 여당도 역시 비슷한 입장이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를 통해 "지금 민주당이 다수 의석을 믿고 여야 간 협치와 상생 저버린 채 각종 상임위를 독단적으로 운영하고 법안 날치기 처리하고 있다"며 "대통령께 거부권 행사를 건의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최근 논란이 되는 조선업 원하청 고용문제에 대해서는 정부가 명확한 원칙을 가지고 대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부회장은 "산업현장에서 법치주의가 자리 잡지 못한 데는 불법적인 방식을 통해서라도 원하는 바를 쟁취하겠다는 투쟁적 노동운동과 불법행위에 대한 정부의 미온적인 대응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본다"며 "산업현장 법치주의 확립을 위해서는 불법행위 발생 시 즉각적인 공권력 행사 등 불법 상황 해소를 위한 정부의 원칙적 대응이 관행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궁극적으로는 제도 개선과 함께 산업 경쟁력이 향상되어야 문제 해결을 가져올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 부회장은 "글로벌스탠다드에 맞춰 파업 시 사업장 점거 전면금지와 같은 법제도 개선이 조속히 이루어져야 한다"며 "또한, 정부는 조선업 기능인력 훈련센터 건립 등 지원을 통해 수주 경쟁력을 좌우할 숙련공 육성과 인력난 해결을 위한 신규 기능인력을 배출하여 조선업 경쟁력 강화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경제 쉽지 않아…규제 완화·세제 지원 등 이뤄져야"

이 부회장은 현 경제위기의 원인에 대해 글로벌적인 요인이 더 크다고 분석했다. 이 때문에 적극적인 경제활성화 정책은 물론, 기업 유치와 투자에 대한 국내 유인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 부회장은 최근 우리 경제 상황에 대해 "수출 둔화와 함께 글로벌 공급망 불안과 고환율로 인한 무역적자가 지속되고 있다"며 "소비와 투자 역시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고 높은 물가 상승세로 인한 국민적 부담도 가중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원인은 글로벌 경기침체다. 이 때문에 외적인 요인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경기가 살아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그는 "앞으로 우리 경제는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주요국 금리 인상 등에 따른 글로벌 경기 둔화의 영향으로 수출 증가세가 위축되어 성장흐름도 당초 예상보다 약화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전했다.


이 부회장은 최근 미국에서 통과된 인플레이션감축법(Inflation Reduction Act·IRA)을 예로 들며, 현 상황 극복을 위한 적극적인 규제 완화와 세제 지원 등의 대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 시장에 진출한 기업들에 피해가 가중되지 않도록 정치?외교 채널을 통한 협상에도 적극 나설 필요가 있다"며 "특히 반도체, 자동차 같은 우리 주력산업이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도록 규제 완화, 세제 지원 등 지원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미·중 갈등과 글로벌 공급망 변화에 대해 무엇보다 우리 경제의 경쟁력을 끌어 올리는 것이 급선무라고 조언했다. 그는 "우리 기업들이 복합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경쟁력을 향상하기 위해서는 혁신을 통한 생산성 향상이 가장 중요하다"며 "단기적인 리스크 관리와 함께 기술개발 투자 확대, 핵심 인재 확보와 같은 중장기 전략도 함께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 경쟁력 있는 기업들의 국내 진출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해외 기업들의 국내 진출이 부진한 것은 경쟁국에 비해 협소한 내수시장 이외에도 과도한 시장규제와 경직적 노동정책·대립적 노사관계, 높은 법인세·상속세 부담 등 경쟁국보다 기업하기 어려운 환경에 주로 기인한다"며 "과도한 노동시장 및 산업안전 규제는 임금 및 근로시간을 탄력적으로 운영하기 어렵게 하며, 인력을 채용할수록 최고경영자(CEO)의 형사처벌 리스크 증가. 또한 높은 조세부담 역시 기업의 수익성과 영속성을 저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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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국내투자 확대를 위해서는 규제 개혁, 조세경쟁력 강화, 노동시장 유연화, 노사관계 안정 등 경쟁국보다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급선무"라며 "새정부가 규제혁신 컨트롤타워 신설 등 규제 혁신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은 투자 여건 개선에 긍정적으로 기여하고 있지만, 투자를 저해하는 주요 입법규제나 핵심규제는 법률 개정사항이 대부분인 만큼 정부와 정치권이 적극 협력해 투자 환경 개선을 위한 입법에 나서 주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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