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만의 9월 독감주의보...코로나에 겹친 '멀티데믹' 우려
독감 의심환자 유행기준 초과
독감주의보 통상 겨울철에 발령
모세기관지염, 폐렴 유발해 소아·청소년에게 치명적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93,981명 발생한 14일 서울 송파구보건소에 마련된 선별검사소를 찾은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아시아경제 김군찬 인턴기자] 코로나19의 재유행과 인플루엔자(독감) 환자 급증이 겹치는 '트윈데믹(twin-demic, 동시유행)'에 이어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등 여러 호흡기 감염병이 동시에 유행하는 '멀티데믹(multi-demic)'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RSV 같은 바이러스성 급성호흡기감염증에 취약한 소아·청소년을 위한 치료 종합계획이 필요하다는 전문가의 의견이 나온다.
19일 질병관리청 '감염병 표본감시 주간소식지'에 따르면 올해 37주차(9월4일~10일) 외래환자 1000명당 독감 의심환자는 5.1명이다. 직전 36주차 4.7명보다 0.4명 증가했다. 34주차부터 4명대로 올라선 의심환자 수는 3주 만에 5명대를 넘어섰다. 지난 4년간 37주차 기준 의심환자 수는 2018년 4.3명, 2019년 3.6명, 2020년 1.4명, 2021년 1.0명이었다.
주간 외래환자 1000명당 독감 의심환자가 유행기준(4.9명)을 초과하자 질병관리청은 지난 16일 독감 유행주의보를 발령했다. 2019년 이후 3년 만의 발령이다. 발령 시기도 예년보다 빨라졌다. 독감 유행주의보는 통상 겨울철인 11월, 12월, 1월에 발령된다. 하지만 이번에는 2010년 이후 12년 만에 처음으로 9월에 발령됐다.
지난 2년간 마스크 착용과 손씻기 등 개인위생수칙이 생활화하면서 독감 의심환자 수는 급감한 바 있다. 37주차 기준 통상 3~4명 수준이던 의심환자는 2020년 1.4명, 2021년 1.0명으로 감소했다. 하지만 올해 독감 의심환자 수가 다시 예년 수준 이상으로 증가하자 방역당국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임숙영 중앙방역대책본부 상황총괄단장은 지난 13일 브리핑에서 "인플루엔자는 직전 2년 동안 거의 없다시피 하며 매우 낮은 수준으로 유지됐지만 올해는 7월 이후부터 이례적으로 발생 수준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겨울보다 조금 더 이른 시기에 유행도 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코로나가 유행하면서 동시에 인플루엔자가 유행하는 상황이 올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대응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독감뿐만 아니라 RSV 등 바이러스성 급성호흡기감염증도 확산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8월 마지막 주까지의 RSV 감염 건수는 호흡기 검체 4374건 중 658건에 달했다. 지난해 발견된 RSV 감염 건수(검체 3009건 중 86건)보다 급증한 수치다. 또 8월 마지막 주 RSV 감염 입원 환자는 156명이었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엔 입원한 환자가 없었다.
리노바이러스, 보카바이러스 등 급성호흡기감염증 환자도 1년 전과 비교해 평균 7배 늘었다. 지난해 1건도 발견되지 않았던 메타뉴모바이러스는 올해 63건 검출됐다.
이같은 급성호흡기감염증은 모세기관지염과 폐렴을 유발해 소아·청소년에게 특히 치명적이다. 의료계에선 이른바 '멀티데믹'을 대비하기 위해 소아·청소년에 대한 치료 종합계획을 수립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소아·청소년에 대한 별도의 진료 및 검사 지침, 백신 접종 권고, 지역별 이송 체계 구축 등을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성관 대한아동병원협회 부회장은 지난 16일 '멀티데믹 대비 소아·청소년 치료종합계획 수립 제안' 기자 회견에서 "특정 지역에 코로나19와 이에 따른 합병증, 독감, 호흡기 바이러스 등이 동시에 다발적으로 발생하면 지역별 소아·청소년 진료에 차질이 빚어져 골든타임을 놓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양동 대한아동병원협회 회장은 이날 "소아 환자들은 코로나19를 비롯한 감염성 질환에 걸려도 스스로 고통을 표현할 수 없기 때문에 전문의의 전문적인 식견과 이를 뒷받침하는 정부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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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코로나19가 유행한 2년 동안 소아·청소년 독감이나 기타 호흡기 바이러스가 크게 유행하지 않아 집단면역력 약화 등으로 진료에 애로와 차질이 예상된다"며 "정부가 5∼11세 및 5세 미만 백신 접종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코로나19·인플루엔자 확진 분별검사과 건강보험 수가 적용 확대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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