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들 높다"·"관망할 것"...뜨뜻미지근한 안심전환대출
안심전환대출 시작 초기, 신청 액수·건수 모두 저조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을 최저 연 3.7%의 장기·고정금리로 바꿔주는 우대형 안심전환대출이 출시된 15일 서울 마포구 안심전환대출 콜센터에서 상담원들이 문의 전화를 받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전남 중소도시에 거주하는 이광영(35·가명)씨는 안심전환대출 가능 여부를 문의하기 위해 시중은행 영업점에 들렸다가 소득없이 발길을 돌려야 했다. 소득기준은 아슬 아슬하게 부합하지만, 신축 아파트로 가격기준을 조금 넘어서기 때문이다. 이씨는 "지방이라도 신축이면 가격기준을 넘는 곳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2년 전 혼합형 고정금리로 수도권에 집을 장만한 직장인 김규성(36·가명)씨도 안심전환대출을 고민하다가 조금 더 상황을 지켜보기로 결정했다. 아직은 고정금리 기간이 3년 가량 남은 상황인데다, 안심전환대출의 금리수준이 (연 3.9~4.0%) 현재 대출금리보다 가량 1%포인트(p) 높기 때문이다. 김씨는 "저금리 시대는 끝났다지만 3년 후는 또 모르는 것이 아니냐"라며 "내년 이후 정책을 지켜볼 것"이라고 했다.
서민·실소유자가 보유한 변동금리·준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을 저금리의 장기·고정금리·분할 상환 상품으로 전환해 주는 안심전환대출이 출시 초기부터 뜨뜻미지근한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주택가격·출생연도별로 신청일자를 달리해 수요를 분산시킨 측면도 있지만, 주택가격기준(4억원 이하)과 소득기준(부부합산 7000만원)이 너무 높은데다 금리 수준도 매력적이지 않다는 점이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5일부터 한국주택금융공사 및 6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IBK기업)에서 온·오프라인으로 진행한 안심전환대출 접수는 지난 1·2차 사업 때와 달리 저조한 상황이다. 주금공이 첫 날 접수한 신청액수·건수는 각기 2386억원, 2406건에 그쳤다. 이는 지난 2차 사업 대비 30%에도 미달하는 수준이다.
저조한 신청의 원인은 당국이 혼잡을 막기 위해 주택가격별·출생연도별로 접수 일자를 구분했기 때문이다. 일례로 지난 15일엔 주택가격 3억원 이하, 출생연도 끝자리 4또는 9에 해당하는 차주만 신청을 할 수 있었다. 1·2차 사업 당시 일선 은행 영업점에서, 주금공 홈페이지에서 발생했던 '오픈런'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다.
안심전환대출 수요가 뜨뜻미지근한 주된 원인은 높은 '허들'이다. 주택가격 4억원 이하(우대형은 3억원 이하), 부부합산소득 7000만원 이하라는 조건을 충족하는 주택이 많지 않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서울의 평균 주택매매가격은 9억2000여만원, 수도권은 6억5000여만원에 달했다. 수도권 외에선 세종시의 평균가격(4억6000여만원)이 이번 안심전환대출의 가격기준을 상회했다. 이외 소득기준 역시 부부합산 7000만원으로 허들이 높은 편이다. 지난 2차 대출 당시엔 가격·소득기준이 각기 9억원, 8500만원으로 이번 사업보다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었다.
연 2% 수준이었던 지난 2차 사업 때와 달리 대환 금리가 연 3.7~4.0%에 이른다는 점도 제약요소 중 하나다. 예컨대 2020년을 전후로 한 시기 변동대출을 받은 차주의 경우 가산금리는 그대로인 상황에서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상승분만 반영하기 때문에 아직까진 3%대 초중반대에서 금리가 형성돼 있고, 혼합형 고정금리 대출을 받은 차주의 경우 고정금리 기간이 남아있는 만큼 차후 금리 상승 가능성을 염두에 두더라도 1%포인트 안팎의 추가 금리를 부담할 유인이 크지 않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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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다세대·연립 등 일부가 아니면 수도권에서 가격기준을 만족하는 주택자체가 많지 않고, 맞벌이 가구는 소득기준을 충족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면서 "전반적으로 거름망이 많아 1·2차 사업 때와 같은 '오픈런'이 발생하지 않는 측면이 있어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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