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여왕의 관, 스코틀랜드서 첫 대중 공개…분리운동 가라앉힐까
잉글랜드보다 앞서 이례적인 대중 공개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찰스 3세 계승 지지"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94세를 일기로 서거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관이 이례적으로 스코틀랜드에서 먼저 대중들에게 공개돼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생전 스코틀랜드와의 각별한 관계와 통합을 강조한 여왕의 유지를 부각하면서 영국의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이후 다시 불붙은 스코틀랜드의 분리독립 분위기를 가라앉히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12일(현지시간) 영국 BBC에 따르면 지난 8일 스코틀랜드 밸모럴성에서 서거한 여왕의 관이 이날 에든버러의 성 자일스 대성당으로 이동해 추도예배가 열렸다. 이날 장례행렬에는 새 국왕인 찰스 3세와 부인 커밀라 왕비, 앤 공주, 앤드루 왕자 등 왕가 인사들이 주를 이뤘다.
추도예배에는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를 비롯해 주요 내각 및 정치권 인사들이 참여한 가운데 거행됐으며, 예배가 끝난 이날 오후 5시30분께부터 여왕의 관이 일반에 24시간 동안 처음 공개됐다. 당초 여왕의 유해는 13일 런던으로 옮겨진 뒤, 웨스터민스터 홀로 옮겨져 나흘간 대중에 공개될 예정이었으나 이보다 앞서 스코틀랜드에서 먼저 관이 공개된 것이다.
이번 조치는 영국의 브렉시트 결정 이후 분리독립 움직임이 강화되고 있는 스코틀랜드의 반영 정서를 누그러뜨리기 위한 조치로 해석되고 있다. 앞서 스코틀랜드 자치정부는 지난 2014년 영국으로부터의 분리독립을 위한 주민투표를 실시했으며, 45% 찬성과 55% 반대로 부결된 바 있다.
스코틀랜드 자치정부도 여왕의 서거를 애도하며 찰스 3세의 승계에 대해 지지를 선언했다. 니컬라 스터전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은 이날 스코틀랜드 의회연설에서 “찰스 3세가 어머니의 유산을 계승하는 것을 지지할 준비가 돼있다"며 "비범했던 여왕의 삶에 감사드리며 편안히 영면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엘리자베스2세 여왕도 스코틀랜드의 분리독립 분위기를 의식해 매년 여름 2개월동안은 스코틀랜드 밸모럴성에서 보내며 통합을 강조해왔다. 다만 여왕이 서거하고 대중적 인기가 크지 않은 찰스3세가 즉위하면서 향후 분리 움직임이 더 커질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당장은 여왕 서거에 대한 추모 분위기가 독립 움직임을 제한하겠지만, 대중적 지지기반이 약한 찰스3세의 계승이 향후 독립 움직임을 더 강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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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든버러대학의 제임스 미첼 공공정책학 교수는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여왕은 매우 인기 있었다. 그러나 찰스 3세는 그와 같은 수준의 인기를 누리지 못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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