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러 가스 가격 상한제 합의 실패
월동준비 시작한 동유럽 국가들 반대
겨울 혹한 몰려오면 러 가스압박 먹힐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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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우리나라의 추석 명절을 전후로 일평균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는 동유럽에서 본격적인 월동준비가 시작됐습니다. 러시아가 서방의 대러제재에 반발해 가스공급 중단을 시사하며 노골적인 에너지 무기화 전략에 나서면서 특히 러시아산 천연가스 의존도가 높은 동유럽 국가들은 크게 긴장하고 있는데요.


이에따라 올해 각국의 기상이변을 초래한 지구온난화가 유럽 에너지안보의 최대 변수로 떠오르게 됐습니다. 현재까지 유럽지역은 예년보다 섭씨 1.5도 이상 높은 이상고온현상을 보이고 있어 예년보다 추위가 늦게 시작할 것으로는 예상되지만, 한겨울에 급작스런 혹한이 몰려올 경우 큰 피해가 우려되고 있습니다. 또한 현재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를 놓고 경쟁을 벌여야할 상황에 놓인 동북아시아에서 겨울철 혹한이 발생할 경우, 유럽도 덩달아 가스 가격폭등의 후폭풍을 맞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죠.

EU, 러 가스가격 상한제 합의 실패…동유럽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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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전날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의 에너지 장관들이 벨기에 브뤼셀에서 긴급회의를 갖고 러시아산 천연가스에 대한 가격상한제 도입을 논의했지만 합의에 실패했습니다. 당장 월동준비를 해야하는 헝가리 등 동유럽 국가들이 크게 반발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는데요.

특히 러시아산 천연가스에 대한 난방 의존도가 90%를 넘는 헝가리, 슬로바키아, 오스트리아 등은 가격상한제에 결사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페테르 씨야르토 헝가리 외교부 장관은 "만일 러시아산 천연가스에만 가격 제한이 정해진다면 러시아가 천연가스 공급을 바로 끊을 수도 있다"고 호소했죠.


동유럽 국가들이 이렇게 크게 반대하는 이유는 이들 지역에서 9월 말부터 10월 초를 기점으로 일평균 기온이 급속히 떨어지기 때문인데요. 동유럽지역들은 9월까지 일평균기온이 15~18도 정도를 유지하다가 10월초가 되면 3~5도까지 10도 이상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있습니다. 이때부터 난방용 가스수요가 커지는 상황에서 러시아를 추가로 자극할 경우, 난방 대란이 일어난다는 것이죠.

예년보다 높은 가을기온…기습 혹한발생이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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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따라 유럽 에너지안보의 최대 변수는 올겨울 평균기온이 될 전망입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유럽지역은 올해 지구온난화 여파로 10월까지 일평균 기온이 예년보다 섭씨 1.0~1.5도 이상 높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상이변이 속출하는만큼, 기습적인 한파가 찾아올 가능성도 큰 상황인데요.

독일을 중심으로 유럽 주요국들은 12월까지 천연가스 비축량 100%를 목표로 미국과 중동, 아프리카의 주요 가스 생산국들과 협상에 나서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유럽 전체의 가스 비축률은 72.5% 수준으로 아직 100%에 한참 모자란 것으로 알려졌죠. 영국 가디언은 현재 비축량으로는 유럽국가들이 제한적인 가스배급제 등을 실시해 내년 2월까지는 버틸 수 있지만, 그 이후부터는 가스 비축량이 완전히 바닥나면서 대대적인 에너지 위기가 올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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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 혹한이 오지 않아도 동북아시아에 강추위가 발생할 경우, 유럽의 에너지위기가 더 심해질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현재 유럽이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대체하기 위해 수입하고 있는 미국산 LNG는 사실 동북아시아에서 가장 많이 난방용 가스로 수입하고 있었기 때문이죠. 유럽과 동북아 각국간 LNG를 놓고 가격경쟁을 벌일 경우, 국제 가스 가격은 더욱 천정부지로 치솟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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