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무난하게 지나가" "별거 아니네"
SNS 등에서 피해 주민 고려 안 한 막말 난무
전문가 "가능성 작더라도 피해 최소화 대비하는 것이 옳아"

제11호 태풍 '힌남노'의 영향을 받은 6일 오후 포항 구룡포시장에 침수된 집기류들이 쌓여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제11호 태풍 '힌남노'의 영향을 받은 6일 오후 포항 구룡포시장에 침수된 집기류들이 쌓여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강주희 기자] 국내에 상륙한 태풍 중 역대 3번째로 위력이 강했던 제11호 태풍 '힌남노'는 짧지만 강하게 도시 곳곳을 할퀴고 지나갔다. 힌남노가 내륙에 머문 시간은 2시간 남짓이었지만 피해는 컸다. 7일 오전까지 사망자와 실종자는 10여 명, 주택 침수는 1만 건이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피해는 제주와 남부지방에 집중됐다. 태풍의 이동 경로에서 상대적으로 떨어져 있던 서울 등 수도권은 피해가 덜했다.


이런 상황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온라인상에선 이번 태풍의 강도가 '생각보다 세지 않더라'라거나, '정부의 태풍 대응과 기상청 예보가 과장됐다'는 등의 반응이 나와 논란이다. 자신이 느낀 재해의 체감으로만 사태를 파악하고, 피해를 본 주민들의 상황은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왔다.

힌남노가 국내에 상륙한 지난 6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역대급 구라청'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구라청'은 날씨 예측이 빗나간 기상청을 비하는 표현이다. 이 누리꾼은 "정전 난 거 말고는 큰 피해 없이 무난하게 지나갔다"며 "매미 발톱만큼도 안 왔다. 뭐 때문에 5일 내내 태풍 속보를 반복해 때렸는지…."라고 했다.

이 밖에도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초강력 태풍이라고 해 단단히 대비했는데 점잖게 지나갔다" "기상청에 이어 온 언론이 국민을 공포에 떨게 만들어 유감이다" "별거 아닌데 호들갑이다" 등 피해가 크지 않은 데 공포감을 조성했다는 반응이 올라왔다.


시인 류근은 힌남노를 '쥐'에 비유했다가 뭇매를 맞기도 했다. 류씨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정부) 덕분에 대비를 철저히 했으니 된 거 아니냐고 하겠지만 왠지 좀 속은 느낌이다. 쥐새끼 한 마리 쪼르르 지나간 느낌"이라며 "피해 보신 분들한테는 죄송한 말씀이지만, 몇몇 유튜버의 난동과 기레기의 윤통(윤석열 대통령) 철야 찬양 정도가 역대급이었을 뿐 이걸 한 번도 경험해 보지 않은 태풍이라고 국민을 다 공포에 떨게 하는 게 맞느냐"고 했다.

일부 누리꾼들은 이런 반응이 부적절하다고 비판하고 있다. 한 누리꾼은 "수도권에 피해가 없다고 이런 소리를 하는 거냐"며 "태풍이 언제 올지, 어디에 피해를 줄지 모르는 데 안전 대비는 항상 필요 이상으로 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이영주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만약 대비를 잘 못 해서 피해가 발생했으면 왜 미리 준비하지 않았느냐고 했을 것"이라며 "태풍이 우리나라에 상륙한다고 했을 때 기상청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상당히 강력한 태풍이 올 것이라고 예보했다. 정부는 확인된 정보에 대해서는 가능성이 작더라도 대비해야 하고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AD

이 교수는 다만 "태풍은 경로에 따라서 위험 반경이 다르고, 지역별로도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 피해 체감도 달라, '예보가 틀리다'고 느낄 수 있다"며 "지금도 기상예보가 고도화되긴 했지만 조금 더 지역별, 구별, 동별로 세분화한 기상 정보를 전달해 신뢰성을 높일 필요도 있다"고 조언했다.


강주희 기자 kjh818@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