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학동참사' 현산 관계자 집유…하청·감리는 실형
현산 벌금 2000만원…하청·재하청 업체 벌금 3000만원
[아시아경제 호남취재본부 박진형 기자] 광주 학동 붕괴참사와 관련해 원청인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들이 모두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광주지법 형사11부(재판장 박현수)는 7일 오전 10시 업무상과실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공사 관계자 7명과 업체 3곳(현산·한솔기업·백솔기업)의 선고기일을 열었다.
재판부는 현산 측 현장소장인 서모(58)씨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과 벌금 500만원을, 공무부장 노모(54)씨와 안전부장 김모(58)씨는 금고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했다.
현산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500만원의 벌금을 물게 됐다.
일반건축물 철거 하청업체 한솔기업 현장소장 강모(28)씨는 징역 2년6개월, 한솔기업은 벌금 3000만원의 판결을 받았다.
재하도급 업체 백솔기업 대표이자 굴착기 기사 조모(47)씨는 징역 3년6개월에, 백솔은 벌금 3000만원에 각각 처해졌다.
석면 철거 하청을 맡은 다원이앤씨 현장소장 김모(49)씨는 금고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감리 역할을 불성실하게 했다는 혐의로 기소된 감리자 차모(60)씨는 징역 1년6개월의 판결이 내려졌다.
피고인 7명 모두 검찰 구형량(금고 5년~징역 6년7월)보다 적은 형을 선고받았으며, 이날 실형을 선고받은 피고인 3명은 법정 구속됐다.
특히 현산 측은 ▲하도급 계약상 ▲건축법상 공사 시공자 ▲해체 공사·관리 감독 지위에 따른 주의 의무를 위반했으므로 인명피해 사고의 업무상 과실 책임이 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하지만 이 사건에 건축법을 적용할 수 없으며, 해당 법상 '공사 시공자'가 아닌 '도급인'의 지위에 있으므로 안전 조치 의무가 없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해당 법은 건축물 해체에 따른 위험 방지에 관한 사항을 산업안전보건에 관한 법령에서 정하는 바에 따른다고 규정하고 있다. 현산은 산업안전보건법 제63조에서 '안전 조치'라는 추상적인 단어만 사용하고 있으므로 고용노동부령으로 위임해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은 이상 관련 의무 내용이 없다고 맞섰다.
재판부는 건축법상 건축주(이 사건에서 재개발 조합)와 시공 계약을 체결한 주체도 공사 시공자에 해당한다며 현산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산업안전보건법 제63조의 '안전 조치'는 같은 법 제38조 4항의 '안전 조치'를 의미하며, 고용노동부령(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이 마련돼 있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해체 작업 시 구조물과 부지 상황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그 결과를 고려한 작업 계획서 작성 및 준수 등 의무가 있으며, 현산은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봤다.
재판부는 "각 피고인의 형을 정함에 있어서 해체 공사 과정에서 요구되는 주의 의무 정도를 참작하고, 각자가 사고 발생에 기여한 정도, 의사결정권 행사 수준 등을 감안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들은 지난해 6월9일 광주 학동4구역에서 건물(지상 5층·지하 1층) 붕괴 사고를 유발, 인근을 지나던 시내버스 탑승자 17명(사망 9명·부상 8명)을 사상케 한 혐의로 기소됐다.
박 부장판사는 이날 법정에서 이례적으로 2019년 '잠원동 건물 붕괴사고' 관련 언론 보도를 인용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그는 "우리나라 속담에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말이 있는데, 이보다 더 중요한 사람 목숨을 잃고 2년간 고친 게 하나도 없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아니, 오히려 더 나빠져 심각한 사상자를 냈다. 과연 무엇을 더 잃어야 외양간을 고칠까"라며 "이 사건 재판을 하면서 마음이 답답했다"고 토로했다.
박 판사는 "피고인들은 (이 사고로) 돌아가신 엄마에게 다시 태어나면 내 딸로 태어나 달라는 피해자 아들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산업안전보건법이나 건축물 관리법은 이와 같은 사고가 발생할 것을 우려해 2중·3중으로 안전 장치를 만들어 놓았지만, 이 사건에서는 그런 것들이 하나도 작동되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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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돈만 벌면 된다는 이기심과 안전 불감증으로 인해 부끄럽고 끔찍한 사고가 발생했다"며 "반면 교사가 되길 희망한다고 말하고 싶지만 올해 1월에도 또 다른 사고가 발생해 이런 말을 하기조차도 어렵다"고 마침표를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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