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ㆍ中 국가 권력 서열 3위 닮은 꼴 방한…왜?
퇴임 가능성 큰 고령의 미ㆍ중 서열 3위 방한은 자신들의 입김 강화
中, 윤 대통령과 회담 위해 시진핑 '친서' 보낼 가능성도
[아시아경제 조영신 선임기자] 중국 국가 권력 서열 3위 리잔수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장(국회의장 격, 이하 위원장)이 오는 15일 2박 3일 일정으로 방한한다. 지난달 3일 미국 권력 서열 3위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이하 의장)이 방한한 지 불과 44일 만에 중국 서열 3위가 한국을 찾는 셈이다.
관영 신화통신 등 중국 매체들은 리 위원장이 오는 7일부터 17일까지 러시아와 몽골, 네팔, 한국 등 4개국을 차례대로 방문한다고 5일 공식 확인했다. 중국 서열 3위의 방한은 지난 2015년 6월 장더장 위원장 이후 7년 만이다.
김진표 국회의장의 초청과 지난 2월 박병석 국회의장의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 참석에 대한 답방이 표면적인 방한 이유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펠로시 의장이 방한한 지 불과 2개월도 안 돼 한국을 찾는다는 점에서 미국을 견제하기 위한 성격의 방한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펠로시 의장이 아시아 국가를 돌며 미국의 영향력 과시하자, 중국도 아시아권에서의 영향을 과시하기 위해 리 위원장의 해외 일정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닮은 꼴 'G2' 국회 의장의 방한
펠로시 의장은 1940년생이다. 82세로 사실상 퇴임을 눈앞에 두고 있다. 미국 내 정치적 영향력이 큰 인물이자, 반중 정서가 매우 강한 인물이기도 하다.
리 위원장 역시 퇴임이 앞두고 있다. 1950년생인 리 위원장은 중국 정치권의 관례인 칠상팔하(67세 이하 유임, 68세 이상 퇴진)에 따라 2023년 3월 양회(전인대ㆍ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물러날 가능성이 매우 크다. 반미 정서는 말할 것도 없는 인물이다.
미국과 중국 모두 하반기 주요 정치 일정이 예정돼 있다는 점도 닮은 꼴이다. 미국은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다. 집권당인 민주당이 중간 선거에서 패배하면 조 바이든 대통령은 남은 임기 2년간 리더십이 실종될 가능성이 크다. 펠로시 의장이 중국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을 보이는 대만을 꼭 짚어 방문한 것도 미국 내 여론을 의식한 계산된 정치 공학적 행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중국도 다음 달 16일 시진핑 중국 공산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의 3연임을 결정할 20차 당대회가 예정돼 있다. 당 지도부의 외교력을 14억 인민에게 보여줄 필요가 있다.
관영 환구시보는 리 위원장의 이번 해외 일정과 관련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참석하는 7차 동방경제포럼에 리 위원장이 참석, 중국과 러시아의 확고한 유대와 긴밀한 협력 관계를 보여줄 것이라고 5일 보도했다.
리 위원장이 해외 일정을 소화하는 것은 2019년 9월 이후 3년 만이다. 코로나19 발병 이후 두문불출했던 리 위원장의 해외 4개국 일정은 펠로시 의장의 해외 순방을 염두에 둔 중국 지도부의 계산된 정치 행보로 읽힌다.
시진핑 주석 친서 여부
리 위원장의 방한 일정 가운데 가장 큰 관심사는 윤석열 대통령과의 회담 여부다. 펠로시 의장은 방한 기간 윤 대통령을 만나지 못했다. 대통령실의 마음을 담은 외교적 의전도 없었다. 펠로시 의장은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일본에선 행정부 수반과 회담했다. 이유를 차치하고 한국 내에서 펠로시 홀대 여론이 일었고 대통령실과 국회는 한바탕 곤욕을 치렀다.
펠로시 선례가 있는 만큼 리 위원장이 윤 대통령과 만나기는 쉽지 않다. 방한한 펠로시 의장과 윤 대통령이 전화 통화만 한 만큼 리 위원장과도 통화만 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리 위원장이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친서를 들고 오면 상황이 달라진다. 펠로시 의장은 바이든 대통령의 친서를 들고 오지 않았다. 중국 측이 친서 전달을 이유로 윤 대통령과의 회담(환담)을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
또 한중 수교 30주년, 한중 무역 역조, 반도체 및 전기자동차 배터리 핵심 부품 등 원자재 수급과 같은 경제 현안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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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중국 관영 매체들은 리 위원장의 해외 일정만 공개할 뿐 한국 방한에 대한 구체적인 입장을 보도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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