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코인 사이트·시세 조작…"모르면 당한다"
[모니터 안 유혹] 유튜브 사기
인플루언서 내세워 투자자 유혹
투자금 받고 사이트 폐쇄·잠적
형법상 사기…10년 이하 징역
[아시아경제 유병돈 기자, 공병선 기자] A씨는 지난해부터 유튜브를 통해 '아무것도 하지 않고 돈을 버는 사람이 있다?' 등의 영상으로 가상화폐 투자를 부업으로 삼고 싶거나 가상화폐 투자 방법에 대해 잘 모르는 투자자들을 끌어모았다. A씨는 코인 전문가 30명의 투자 방식을 인공지능화해 프로그램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투자금을 잃을 일은 절대로 없다고 홍보했다. 그러나 현금을 입금하면 처음엔 수익이 났지만, 5분도 채 되지 않아 원금까지 잃게 만들었고 피해자들에게 더 큰 금액을 넣도록 유도했다. 피해를 본 투자자들은 900여명에 달하고, 피해 금액은 적게는 100만원에서부터 많게는 2000만원까지 다양했다. ▶아시아경제 8월 30일 ‘[단독]유튜브 광고 천만뷰…가짜 코인 선물 사이트 만든 남성 재판行’ 참조
지난해 12월에는 가상화폐로 돈을 벌게 해준다는 가짜 홍보영상으로 수백억원을 끌어모은 후 잠적한 일당이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에 붙잡혔다. 이들은 지난 4월 1일 ‘비트바이’라는 이름의 캐나다 거래소 한국 지부를 내세운 가짜 암호화폐 거래소를 열고, 대본에 맞춰 가짜 홍보 영상을 제작했다. 수익 영상도 실제 암호화폐 시세에 맞춰 8시간마다 0.5%씩 수익을 낸 것처럼 인공지능 프로그램의 계산 결과만 보여준 사기행각이었다. 유명 유튜버를 섭외해 가짜 투자자의 성공 비결을 공개하는 방식으로 투자자들을 현혹했다. 경찰은 이들의 사기 행각으로 피해자는 1만2000여명, 피해 금액은 55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보고 자금책과 모금책 등 사기 조직 간부급 9명을 구속하고, 10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유튜브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지에서 유명세를 이용해 다양한 유형의 사기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투자나 암호화폐·주식 관련 정보를 제공한다는 방식이 일반적인데, 상당수가 엄연한 사기 행위로 처벌 대상이다.
수법은 단순하다. 특정 상품이나 암호화폐에 투자하면 일정 기간 내에 원금을 불려주겠다는 형태로, 구독자나 팔로워가 수십만명에 달하는 인플루언서를 전면에 내세워 투자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투자자들로부터 투자금을 받은 뒤, 사이트를 폐쇄하고 대포 계좌로 투자금들을 분산시켜 잠적하는 경우가 많다.
유튜브와 SNS가 발달하면서 매번 불거지고 있는 문제지만, 별다른 제제가 없는 실정이다. 유튜브는 커뮤니티 심의 가이드라인을 통해 ▲스팸 및 기만행위 ▲잘못된 정보 등의 콘텐츠를 규제하고 있다. 해당 가이드라인을 처음 위반하면 내려지는 ‘주의’는 별다른 제재를 받지 않는다. 재위반할 경우 1차 경고를 받는데, 일주일 동안 콘텐츠 업로드와 라이브 방송을 진행할 수 없다. 1차 경고 조치 후 90일 내 다시 한번 경고를 받으면, 2주 동안 콘텐츠를 게재할 수 없고, 3차 경고까지 받더라도 계정이 삭제되는 게 전부다. 이 때문에 유사한 형태의 사기 행위가 반복되고 있다.
이 같은 행위는 형법상 사기죄의 적용을 받아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는 엄연한 범죄다. 피해 금액이 5억 원을 넘어갈 경우에는 3년 이상의 징역이 선고된다.
5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5년간 가상화폐 관련 불법행위로 검거된 인원은 총 1976명으로 집계됐다. 2017년 126명, 2018년 139명, 2019년 289명, 2020년 560명, 지난해 862명으로 증가세가 뚜렷하다. 특히 지난해에는 가상화폐와 주식 등 투자에 대한 열기가 뜨거워지면서 이와 관련된 불법 행위도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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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기훈 홍익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유튜브는 가상화폐 투자사기뿐만 아니라 시세조작까지 이뤄지는 공간으로, 피해자들의 적극적인 신고 필요하다”면서 “경찰 역시 사이버범죄보다는 사기, 유사수신 쪽으로 초점을 맞추고 적극적으로 수사해야 피해자들을 보호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공병선 기자 mydill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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