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리뷰]尹정부 첫 예산 코드는 '건전재정'…무역적자 최대에, 생산·소비·투자 ↓
尹정부 첫 예산 5.2% 증가한 639조…건전재정 전환
물건 덜 사고, 재고 쌓인다…8월 물가 상승률 5%대로 둔화됐지만, '정점' 판단 일러
[아시아경제 세종=권해영 기자] 윤석열 정부가 첫 편성하는 내년 예산을 올해보다 5.2% 늘어난 639조 원으로 편성했다. 지난 문재인 정부 5년간의 확장재정에서 건전재정 기조로 전환하는 본격적인 신호탄이다. 8월 무역수지 적자는 100억 달러에 육박하며 1956년 이래 66년 만에 최악의 적자를 기록했다. 고공행진하던 소비자 물가는 지난달 상승폭이 7개월 만에 둔화됐다. 7월 생산, 소비, 투자는 일제히 줄어 석 달 만에 '트리플 감소'를 기록하면서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를 확산시키고 있다.
尹정부 첫 예산 5.2% 증가한 639조…건전재정 전환
기획재정부가 편성한 '2023년 예산안'에 따르면 내년 예산은 올해 본예산(607조7000억 원) 대비 5.2% 증가한 639조 원이다. 윤 정부 예산 편성 첫해 총지출 증가율은 문 정부 기간(2018~2022년) 평균치(8.7%)보다 3.5%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과 비교하면 2010년 이후 13년 만에 처음으로 한해 나라살림을 축소(-6%)했다.
보건·복지·고용 예산 규모는 226조6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4.1%(8조9000억 원) 증가했다. 건전재정 기조 전환에도 사회안전망 구축과 취약계층 지원 등의 복지 예산은 늘린 것이다. 정부는 기준중위소득 역대 최대폭(5.47%) 인상, 반지하·쪽방촌 거주자 이사비·보증금 지원, 노인 기초연금 인상 등 사회안전망 구축에 사회적 약자 보호에 각각 31조6000억 원, 26조6000억 원을 배정했다.
반면 내년도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을 올해보다 10% 정도 삭감하고 이전 정부의 주요 사업이었던 일자리 예산을 대폭 삭감하는 등 대거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정부의 내년도 예산 지출 구조조정 규모는 24조 원으로 역대 최대 수준이다.
정부는 코로나19 극복 과정에서 급격히 악화된 재정 건전성을 강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현재 국가채무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50%인 1070조 원에 육박한다.
8월 무역적자 100억 달러 육박…통계 작성 66년 이래 최악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8월 수출입 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무역수지는 94억7000만 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무역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1956년 이래 66년 만에 최대치다.
수출은 석유제품·자동차·철강·2차전지 등 주요 수출 품목이 월간 기준 역대 최고액을 기록하며 역대 8월 기준 최고액인 566억7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그러나 8월 수입액이 661억5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28.2%나 늘었다. 원유·가스 등 에너지 수입액이 185억2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88억6000만 달러(91.8%) 증가한 영향이 컸다. 에너지 수입액의 급증과 함께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금리 인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따른 글로벌 원자재 등 공급난 악재와 글로벌 수요 약화가 무역수지 악화의 주요인으로 꼽힌다.
글로벌 경기 위축세로 무역 환경이 점점 악화하고 있어 반등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점도 문제다. 대표 수출품인 반도체는 지난달 전년 동기 대비 7.8% 감소한 107억8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2020년 6월(-0.03%) 이후 26개월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했다. 지난달 대중 무역수지는 3억8000만 달러 적자로, 1992년 중국과 수교 30년 만에 처음으로 4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 누적 무역적자는 지난달까지 총 247억 달러로 연간 기준 무역적자 최대를 기록했던 1996년 206억 달러를 불과 8개월 만에 넘어섰다.
물건 덜 사고, 재고 쌓인다…7월 생산·소비·투자 '트리플 감소'
7월 생산, 소비, 투자가 일제히 줄어 석 달 만에 '트리플 감소'를 기록하면서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중국 봉쇄 여파에 따른 수요 부진에 반도체 중심으로 전체 광공업 생산이 줄어들고, 재고율은 2년 2개월 만에 최고치로 치솟는 등 우려가 점차 현실화되는 양상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7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7월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지수(계절조정)는 117.9(2015년=100)로 전월 대비 0.3% 줄었다.
소비 외에도 생산과 투자가 모두 줄었는데, 이는 지난 4월 이후 3개월 만이다. 7월 전(全)산업 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 지수는 117.9(2015년=100)로 전월보다 0.1% 감소했다. 설비투자는 전월 대비 3.2% 감소했다.
고물가, 경기 둔화 우려로 물건을 덜 사면서 재고는 쌓이고 있다. 제조업 재고율은 125.5%로 지난 2020년 5월 이후 2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반도체 재고율은 전월보다 12.3% 상승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80.0% 치솟았다. 재고가 쌓이면서 그 여파로 제조업 가동률지수도 1.6% 감소했다.
물가 상승과 금리 인상의 여파로 경기 전망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향후 경기 흐름에 대한 전망을 나타내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99.4)는 100 이하로 떨어졌고 8월 소비자심리지수(88.8)도 90을 하회한 상태다. 미국 등 주요국의 고강도 긴축에 따라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경기 흐름에 대한 기대 심리가 떨어진 영향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글로벌 인플레이션, 성장 둔화, 금리 인상 등 대외 측면의 어려움이 지속되면서 향후 경기 흐름의 불확실성이 높다"며 "글로벌 경기 하방 압력에 따른 수출 증가세 둔화, 반도체 단가 하락, 제조업 재고 증가 등이 생산 회복 흐름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8월 물가 상승률 5%대로 둔화…'정점' 판단은 일러
통계청이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8.62(2020년=100 기준)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5.7% 올랐다. 이는 앞선 7월 물가 상승 폭(6.3%)보다는 0.6%포인트 낮은 수치다. 전월과 비교해 상승 폭이 꺾인 것은 지난 1월 이후 7개월 만에 처음이다.
지난달 개인서비스 물가는 6.1% 올랐는데, 특히 외식 물가지수가 8.8% 뛰면서 1992년 10월(8.8%) 이후 약 30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전체 농·축·수산물 물가는 7.0% 상승했다. 채소류 가격이 1년 전 같은 달에 비해 27.9% 급등했고, 수입 쇠고기 등 축산물에 할당관세(0%)를 적용한 축산물 물가도 3.7% 올랐다. 석유류의 경우 19.7% 올랐지만 30%대까지 치솟았던 그간의 추이를 보면 상대적으로 둔화한 모습이다.
체감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는 6.8%,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4.4% 올랐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텀블러에 담아 입 대고 마셨는데…24시간 지난 후...
물가 등락이 대부분 국제유가와 같은 대외변수에 의존적이어서 '정점'을 찍은 것인지에 대해서는 쉽사리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기획재정부는 "명절 성수기 수요 증가, 국제 원자재 가격 변동성 확대 등 물가 불안 요인이 지속 잠재돼 있다"며 "경계감을 늦추지 않고 모든 정책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