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外人·기관 매도에 2% ↓…美 서머랠리 끝나나
전문가 "약세 압력 받겠지만 美 증시만큼 크지 않을 것"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이정윤 기자]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강도높은 매파적 발언에 국내 증시도 충격을 벗어나지 못했다.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 우위가 이어지면서 증시의 시가총액이 단숨에 2% 이상 사라졌다. 29일 오전 10시 기준 코스피는 전장 대비 56.23포인트(2.27%) 내린 2424.80, 코스닥은 20.77포인트(2.59%) 내린 781.68로 밀렸다. 코스피 시장에선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569억원, 1834억원을 순매도 하며 지수 하락을 부채질했다. 개인만 홀로 2323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를 방어했다.
◆시총 상위주 동반 약세지만 충격은 제한적= 큰손들의 매도세에 지수 영향력이 큰 시가총액 상위종목들이 모두 약세를 보였다. 특히 카카오는 4.21% 하락해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이어 네이버(NAVER)(-3.72%), LG화학(-3.57%), 현대차(-3.10%), LG에너지솔루션(-3.01%), SK하이닉스(-2.94%), 삼성SDI(-2.73%), 삼성전자(-2.17%), 삼성바이오로직스(-2.01%), 기아(-1.77%) 순으로 하락했다.
단숨에 800선에서 780선으로 후퇴한 코스닥의 대장주들도 동반 약세를 면치 못했다. 알테오젠(-4.75%), 셀트리온제약(-3.95%), 펄어비스(-3.94%), 스튜디오드래곤(-3.78%), 셀트리온헬스케어(-3.22%), 엘앤에프(-2.99%), 에코프로비엠(-2.98%), 카카오게임즈(-2.87%), 에코프로(-1.29%) 순으로 내렸다. HLB(0.11%)만 홀로 상승세를 보였다.
증시를 끌어내린 것은 태평양 건너 제롬 파월 Fed 의장의 입이었다. 파월 의장은 "당분간 제약적인 스탠스를 유지해야 한다"며 "인플레이션 축소에는 불행히도 비용이 따른다"고 밝혔다. 이 한마디에 뉴욕의 3대 지수가 모두 3% 이상 급락했다.
국내 증시도 이 영향을 고스란히 받은 것이다. 다만 충격 정도는 미국만큼 크지 않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번 주 초반 국내 증시도 잭슨홀 쇼크를 반영하면서 약세 압력을 받겠지만 상대적으로 미국 증시보다 기대감 반영 정도가 낮았던 만큼 하방 경직성은 유지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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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선물 매도 26개월래 최대… 비관론 우위= 뉴욕증시는 한동안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8일(현지시간) "뉴욕 증시 하락을 예상하는 투자자들이 늘면서 S&P500 지수선물 순매도 규모가 2년 만에 최대로 늘었다"며 서머랠리를 끝내고 상반기의 높은 변동성 장세로 돌아갈 것이라는 애널리스트들의 경고가 나온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S&P500 지수선물 매도 규모는 지난 2개월 동안 꾸준히 늘었으며 지난 23일 기준으로 순매도 규모가 26만계약을 넘었다. 현재 순매도 규모는 2020년 6월 이후 최대다.
S&P500 지수는 지난 두 달간의 상승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연간으로는 15% 하락을 기록하고 있다. 투자회사 네이셔와이드의 마크 해켓 투자조사 부문 대표는 "비관론이 많다"며 "우리는 여전히 주가 상승 시 매도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증시의 방향성을 결정할 변수로 여겨졌던 잭슨홀 회의는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졌다. 파월 의장이 예상보다 강한 매파적 발언을 쏟아냈기 때문이다. 파월 의장은 "물가를 통제하고 있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기준금리를 계속 올려 높은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월 9.1%에서 7월 8.5%로 둔화하고 최근 국제유가도 하락하면서 물가 고점 기대감이 커지는 상황에서 파월 의장의 매파적 발언이 증시에 큰 충격을 줬다.
미국 연방기금 금리 선물 거래로 Fed의 기준금리 인상폭을 예상하는 시카고상품거래소의 페드워치는 잭슨홀 회의가 끝난 뒤 Fed가 9월에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보다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결정할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고 예상했다. 지난 19일 47%였던 자이언트스텝 예상 확률은 현재 64%로 올랐다.
◆기업이익 낮아지는데 통화긴축 우려 여전= 기업 이익 기대치가 낮아지고 있다는 점도 주식시장에는 부담이다. 최근 팩트셋 리서치 설문에서 애널리스트들은 올해 기업 이익이 8%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7월 초 설문 당시 10%보다 이익 증가율 예상치가 둔화됐다.
시장조사업체 레퍼니티브에 따르면 미국 주식형펀드에서 지난 6~7월 총 441억달러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8월 초 들어 순유입으로 돌아섰으나 지난 24일 기준 1주일간 자금 흐름은 다시 12억달러 순매도로 돌아선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주에는 미국의 8월 고용지표(9월2일)와 8월 유럽 소비자물가 발표가 증시의 방향성을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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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 설문에서 애널리스트들은 유로존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8.0%를 기록, 7월 7.9%보다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8월 실업률은 7월과 동일한 3.5%를 유지하고 비농업 부문 일자리는 30만개 늘 것으로 예상됐다. 유럽 물가는 오르고 미국 고용은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면서 통화정책 긴축에 대한 우려는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정윤 기자 leejuy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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