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부자 대학' 하버드 지위 위협하는 '오일 파워' 대학 어디?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세계 최고 부자 대학인 하버드대의 지위가 위협 받고 있다. 유가 급등에 '오일 머니'를 쓸어담고 있는 텍사스대가 뒤를 바짝 쫓고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대학이 기부금 위주로 매출을 올리지만 200여 년 전 확보한 석유를 품은 땅을 보유한 텍사스대는 유가가 오를 때마다 미소짓고 있다.
2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텍사스대가 2022회계연도에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세계 최고 부자 학교'라는 하버브대의 입지가 텍사스대라는 경쟁자에 직면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6월 기준 하버드대와 텍사스대의 매출은 각각 532억 달러(약 71조3000억 원), 429억 달러였는데 올해 텍사스대가 그 격차를 좁힐 것으로 블룸버그는 전망했다.
텍사스대는 이미 국제 유가 상승 흐름이 지속된 2018년 미국 부자대학 서열 2위였던 예일대를 완전히 꺾고 현재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하버드대는 대학 기부금이 전반적으로 감소하는 추세에 맞춰 매출 성장세가 다소 더딜 것으로 예상된다. 블룸버그는 미국 명문 아이비리그 8개 대학 중 지난해 6월 기준 최근 10년 간 연간 수익률이 가장 낮은 대학이 바로 하버드대라고 전했다.
텍사스대는 미국 최대 유전인 퍼미안분지 내에 210만에이커의 땅을 보유하고 있다. 텍사스대는 이 땅을 코노코필립스, 콘티넨탈리소스 등 250여개의 유전 업체에 임대해 관련 수익을 얻는다. 올해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습 영향으로 유가가 지난 6월 배럴당 120달러를 넘어섰고 퍼미안분지의 원유 생산량이 확대돼 텍사스대도 큰 수익을 얻을 것으로 전망된다.
텍사스대가 이 땅을 보유하게 된 배경을 살펴보려면 200여 년 전으로 거슬러가야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텍사스주는 1800년대에 고등 교육 시설을 지원하기 위해 이 지역 땅을 확보했다. 텍사스대가 이 땅을 처음 받았을 때 건조하고 돌이 많아 소를 방목해두는 목초지 정도로 사용해 돈을 벌었다. 하지만 1923년 5월 채굴업자들이 이곳으로 몰려들면서 원유를 확보할 수 있는 땅이 됐고 지금은 굴착 장치 등이 설치된 지역으로 변모했다.
이 지역에서는 하루에 30만 배럴에 해당하는 원유를 생산해내고 있다. 이는 미 최대 석유기업인 엑손모빌이 전 세계에서 생산해내는 원유량의 20% 수준과 맞먹는다. 텍사스대는 이 지역에서 원유 생산시 배럴당 평균 22.3%의 로열티를 받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다만 전 세계적으로 기후변화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대책을 쏟아내고 있는 상황에서 대학이 사회적 책무를 저버리고 석유 등을 이용한 수익을 거둬들이고 있다는 것을 두고 비판이 나온다. 특히 텍사스 지역이 환경 파괴 수준이 심각해 텍사스대의 활동이 적합한 것이냐는 지적이 나오는 것이다. 공익 단체 인바이런먼트텍사스의 루크 메츠거 국장은 "(텍사스대의 원유 관련 매출은) 기후 위기를 부채질하는 데 도와서 벌어 들이는 돈"이라면서 "많은 학생과 교직원들이 그 자금이 어디서 오는지 모르고 있을 것이며 이를 인지했을 때 충격을 받고 이 '더러운 돈'에 많이들 반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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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텍사스대에서 토지 관련 업무를 총괄하는 윌리엄 머피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메탄 배출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배출과 관련한 수백개의 조사를 매해 시행하고 있다"면서 "텍사스대 면적의 지하수 낭비를 막기 위해 이와 관련한 대책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했다"라고 항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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