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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불패' 머쓱…여름만 되면 상습 침수

최종수정 2022.08.09 15:32 기사입력 2022.08.09 11:06

지형적으로 저지대…주변 빗물 모이는 구조
빗물처리용량 증설에도 기록적 폭우엔 속수무책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강한 비가 내린 8일 밤 서울 강남구 논현역 인근 거리에서 시민들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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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 만의 기록적인 폭우로 피해가 집중된 곳은 이번에도 지대(地代)가 높은 강남이었다. 상습적인 침수 발생과 그에 따른 개선 대책에도 불구하고 강남의 수해 공포는 반복되고 있다. 하수관거(여러 하수구에서 하수를 모아 하수 처리장으로 내려보내는 큰 수도관) 통수(通水)능력 부족이라는 운영·관리적 측면의 부실, 지형적으로 지대(地帶)가 낮아 빗물이 쏠리는 강남만의 특성이 복합적으로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9일 서울시 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30분 기준 지하철 사당역, 삼성역, 이수역, 대치역, 광명사거리역, 신대방역, 상도역, 서원역, 선릉역, 동작역, 구반포역 등이 침수됐으며 개포, 일원, 구반포, 금하, 염곡동서, 구로역, 구로, 목동교 서측, 신길, 동작, 신원지하차도 등의 지하차도가 물에 잠긴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강남역 일대는 상습 침수 지역으로 꼽히는 곳이다. 2010년과 2012년 심각한 침수 피해를 겪었고 이후 서울시는 2015년 ‘강남역 일대 및 침수취약지역 종합배수 개선대책’을 발표하고 침수대응 능력을 2019년까지 단계적으로 개선해나가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2020년 8월에도 강남역 일대가 또다시 침수되며 물바다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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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는 강남역 인근 침수의 핵심적인 이유로 ‘항아리 지형’을 꼽는다. 양옆이 높고 가운데로 낮아지는 깔때기 모양의 저지대라는 것이다. 실제로 한강 홍수를 측정하기 위해 정해놓은 수면 높이는 15.74m인데, 강남역 일대는 해발 12.2m다. 가까운 논현동이나 역삼동보다 고도가 17m 이상 낮고 반포동 고속터미널 일대도 인근 지역보다 16m 이상 낮다. 그 결과 집중호우가 올 때면 고지대의 빗물이 강남역으로 밀려와 침수가 일어난다는 것이다.


이 외에도 △강남대로 하수관로 설치 오류(역경사) △반포천 상류부 통수능력 부족 △삼성 사옥 인근 하수관로 시공 오류(역경사) 등도 상습 침수의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강남 일대에 비가 내리면 하수관을 통해 서초구 반포천으로 빼내야 한다. 서울시는 30년 빈도로 나타나는 시간당 95㎜의 폭우에 대비하고자 ‘반포천 유역분리 터널 공사’를 올해 6월 완공했지만 이마저도 기록적인 폭우 앞에선 속수무책이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유역분리 터널 조치로 시간당 85㎜ 정도 폭우에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는데 어제 내린 비는 시간당 116㎜ 수준"이라며 "최신 시설로도 받아낼 수 있는 비의 용량을 초과해버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 측은 이번 수해도 2015년에 분석한 동일한 구조적 배경하에서 발생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자료:행정안전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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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집중호우는 특히 강남권 고가 아파트에도 특히 심각한 피해를 남겼다. 서초구 반포동의 A아파트 단지, 서초동 B아파트 단지 지하 주차장에 물이 가득 차 차량이 침수됐고, 강남역 일대 상가, 방배동 일대 빌라 주차장 등도 침수 피해를 입었다. 지하층 기전실이 침수되며 역삼초등학교 인근 오피스텔은 한때 정전사태를 빚기도 했다.


강남역 주변 C아파트에 거주하는 신모씨는 "지난번 물난리 때는 진흥아파트 주변만 물에 잠겼었는데 이번에는 역삼초등학교 인근까지 물이 찼고 일대 아파트 지하주차장 침수 피해를 볼 정도로 피해 지역이 확대됐다"고 전했다.


서울시 보수 작업에도 불구하고 강남역의 침수 피해가 반복되자 수해 관리 전략도 바뀌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배수시설의 용량만 증설하는 식으로는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침수대응이 어렵다는 것이다. 기후 변화로 인해 강우량 예측이 어렵고, 용량을 초과하는 강우의 발생빈도도 높아졌기 때문이다.


김성은 서울연구원 안전환경연구실 부연구위원은 "서울시의 빗물 통제체계의 설계용량을 초과하는 강우의 발생빈도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며 "인구, 교통량, 기반시설 등 침수 발생으로 인한 피해 요인의 밀도가 높은 지역은 침수가 발생하더라도 신속하게 회복·복구해 도시의 기능을 수행할 수 있게 하는 ‘리질리언스(resiliece·원상복구)’ 측면의 침수관리가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수해 대비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더 많은 원인을 분석하고 어떠한 추가적인 대책이 있는지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강한 비가 내린 8일 밤 서울 강남구 논현역 인근 거리에서 시민들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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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 침수사고도 강남권서 자주 발생
서울시내 차량 침수 피해도 저지대가 많은 서초구와 강남구에서 많이 발생하는 편이다.

현대해상 교통기후환경연구소가 2012∼2020년(6~8월) 서울에서 발생한 차량 침수사고를 분석한 결과, 차량 침수사고의 82.3%가 시간당 강수량이 35㎜ 이상을 기록한 적이 있는 날 발생했다.

자치구별 침수 피해 비중은 서초구가 31.7%로 가장 높았고, 강남구(14.3%), 양천구(8.2%), 강서구(6.7%), 금천구(6.5%) 등 순이었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황서율 기자 chest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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