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자체로 책 전체 내용을 함축하는 문장이 있는가 하면, 단숨에 독자의 마음에 가닿아 책과의 접점을 만드는 문장이 있습니다. 책에서 그런 유의미한 문장을 발췌해 소개합니다. - 편집자주


동물의 단단한 몸, 물고기의 지느러미, 새의 깃털과 날개, 인간의 손발과 커다란 뇌. 저자는 자연과 생명은 탁월한 발명가라기보다 수십억 년에 걸쳐 베끼고 훔치고 변형해 온 뻔뻔한 모방꾼이라고 주장한다. 발 달린 물고기와 깃털 달린 공룡 화석, 바이러스 덕분에 생물이 더 똑똑해진 이유, 이기적이어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점핑 유전자, 크리스퍼-카스(유전자 가위) 기술의 탄생 배경 등의 에피소드를 통해 40억 년의 진화사와 200년의 진화 연구사, 그리고 최근 20년 동안 눈부시게 발전한 게놈 생물학의 최신 성과를 설명한다.

[책 한 모금] 40억 년의 진화사…뻔뻔하고 염치없음을 파헤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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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사라는 길고도 기묘한 경이의 여행

생명사에 큰 변화가 일어나면 동물의 생활 방식과 몸 조직이 완전히 달라진다. 물고기에서 육상 생물로의 진화, 새의 탄생, 그리고 몸 자체의 시작은 생명사에 일어난 혁명들 중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그리고 그런 혁명들을 조사하는 과학은 놀라움으로 가득하다. 깃털이 동물의 비행을 돕기 위해 생겼다거나 폐와 다리가 동물들이 육지에서 걷는 것을 돕기 위해 생겼다고 생각한다면-여러분만 그렇게 생각하는 게 아니지만-완전히 틀렸다. -〈본문 17~18쪽〉

헤밍웨이의 여섯 발가락 고양이

옛날에 뱃사람들은 발가락이 여섯 개인 고양이가 배에 행운을 가져다준다고 믿었다. 이른바 벙어리장갑 고양이라 불리는 이 고양이들은 넓적한 발 덕분에 해상에서 균형을 잘 잡을 수 있기 때문에 쥐잡이의 명수로 여겨졌다. 스탠리 덱스터라는 이름의 선장은 한배에서 태어난 여섯 발가락 고양이들 중 한 마리를 당시 플로리다주 키웨스트 섬에 살고 있던 자신의 친구 어니스트 헤밍웨이에게 주었다. 이 새끼 고양이 ‘스노우 화이트(백설 공주)’는 여섯 발가락 고양이 혈통을 탄생시켰고, 그 후손들은 지금도 헤밍웨이의 생가에서 번성하고 있다. 이 고양이들은 관광객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볼거리일 뿐 아니라, 게놈의 작동에 관한 새로운 발상에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본문 12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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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은 어떻게 발명하는가 | 닐 슈빈 지음 | 김명주 옮김 | 부키 | 356쪽 | 1만8000원

서믿음 기자 fait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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