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선언' 한재림 감독
5년만 신작, 송강호와 3번째 만남
팬데믹 떠오르는 시의적절한 소재
74회 칸 영화제 비경쟁 상영
"상상이 현실로…기가 막혔죠"

한재림/사진=쇼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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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이슬 기자] '연애의 목적'(2005)·'우아한 세계'(2007)·'관상'(2013)·'더 킹'(2017)을 연출한 이야기꾼 한재림 감독이 항공 재난영화 '비상선언'으로 돌아온다. 작품성과 흥행성을 두루 잡으며 '흥행 감독'과 '작가주의 감독'이라는 평을 동시에 갖춘 그는 특수한 상황 속 보편적 사건, 보편적 현실 속 특수한 이야기를 비춰왔다. 이번에는 시의적절한 재난을 현대적인 방식으로 펼친다.


3일 영화 '비상선언' 인터뷰로 만난 한재림 감독은 "지난해 칸 영화제에서 관객에게 선보인 후 다양한 이야기를 들었다. 마치 또 한 번 개봉하는 느낌도 든다. 관객과 만날 생각에 설레고 떨리고 또 두렵다"고 인사를 전했다.

'비상선언'은 항공기가 재난 상황에 직면했을 때, 더 이상 정상적인 운항이 불가능하여 무조건적인 착륙을 선언하는 비상사태를 뜻한다. 이를 소재로 다룬 영화는 항공 테러로 무조건 착륙해야 하는 상황, 재난에 맞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배우 송강호·이병헌·전도연·임시완·김남길 등이 안정적 연기로 극을 완성했다.


한 감독은 "'우아한 세계' 끝나고 '관상' 전에 '비상선언' 시나리오를 받았다. 항공기 테러 사건이었고, 비행기 안과 밖에서 벌어지는 일을 그렸다"고 시작을 떠올렸다. 이어 "윤리적인 문제에 봉착했다. 재난은 공포를 주는 것이고 공포는 어디에서 기인하는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심리적인 공포로 변해가는 인간성을 보여주면서 힐링과 희망을 비추고 싶었다. 한국 사회나 전세계 재난을 보면서 희망을 그리고 싶었다. 은유적으로 생각해보면 인간이 가진 두려움과 공포를 어떻게 이겨낼 것인가에 대한 질문이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팬데믹 이후 영화적 상상이 현실에서 펼쳐졌잖아요. '어떻게 상상이 현실이 되지?' 하는 기가 막힌 감정을 느껴 마음이 아프기도 했어요. 굉장히 공감한 것은 우리가 재난을 성실하고 의미 있게 잘 이겨내고 있다는 것이죠. 그 또한 상상대로 이뤄지고 있었죠."


감독은 인간의 연대를 비추고 싶다고 했다. 그는 "다른 종족과 달리 인간만이 가진 연대감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탈리아에서 사람들이 방에 있다가 창밖에 나와서 노래를 합창하는 장면을 보고 인상적이었다. 따뜻함, 연대가 세상에서 발생하는 재난을 이겨낼 수 있는 게 아닌가"라고 말했다.

[인터뷰] 한재림 감독 "빌런은 재난, 연대·희망 그리고 싶었죠" 원본보기 아이콘

[인터뷰] 한재림 감독 "빌런은 재난, 연대·희망 그리고 싶었죠" 원본보기 아이콘


1년간 사전 제작 과정을 통해 항공 재난을 완성했다. 이를 통해 고공낙하, 무중력, 360도 회전 장면 등 기술적 완성도를 높였다. 한재림 감독이 가장 고민한 건 '사실감'이었다고 했다. 그는 "비행기는 많은 사람이 타지 않나. 사실적으로 그리는데 제약이 많다. 의자도 좁고 승객과 제작진이 들어가서 촬영하는 것도 힘들었다. 엄청난 위기 상황을 그려내기 위해 짐볼 세트장을 제작했다. 사실감을 주기 위해 촬영감독이 직접 타서 손으로 카메라를 들고 인물을 찍었다"고 말했다.


한 감독의 완벽주의는 이번에도 빛난다. 그는 "비행기 촬영할 때 항공기 기장이 옆에서 동석해 손동작 등 고증을 거쳐 촬영했다. 심지어 플래카드 제작 소요 시간까지 계산했다"고 했다.


한재림 감독과 송강호는 '우아한 세계'·'관상'에 이어 세 번째 호흡을 맞췄다. 감독은 "송강호가 안 하면 하지 말아야겠다고 마음먹었다"고 강조했다.

송강호, 한재림 감독/사진=쇼박스

송강호, 한재림 감독/사진=쇼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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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에서 인호는 굉장히 어려운 역할이죠. 얼마나 이 사람에게 호소력이 있는지 중요하고, 짧은 러닝타임 내 하루 일을 어떻게 표현하는지에 따라 전체적인 이야기에 균형이 잡히거든요. 송강호와 작업은 익숙했어요. 의지하면서 편하게 이야기를 나눴다. 배우로서, 선배로서 어른이고 마음을 기댈 수 있는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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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감독은 영화를 통해 관객이 힐링을 느끼길 바란다고 했다. 그는 "마음이 따뜻해졌다, 힐링하는 것 같다는 이야기를 가장 듣고 싶다. 두렵고 힘들지만, 자기한테 성실한 것. 굉장히 어려운 일이지만 그러한 희망을 품고 싶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영화는 테러 영화가 아니라 재난 영화다. 저한테 빌런은 재난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이슬 기자 ssmoly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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