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직 전환시 4개 기업만 3조원 추가 비용"…직고용에 떠는 기업들
추가 줄소송 땐 기업경영 치명타
역차별 논란에 勞勞 갈등 우려도
[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 기업들은 대법원이 포스코에서 근무하는 협력업체 근로자 59명을 포스코가 직접 고용해야 한다는 판결에 심각한 우려를 보이고 있다. 주요 제조기업들이 유사 소송에 떨고 있는 이유는 막대한 인건비가 들어가기 때문이다. 현재 직고용 소송이 진행 중인 주요 4개 기업이 모두 패소할 경우 인건비에만 3조원이 육박하는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추가적인 줄소송이 이어질 경우 세계 경기 침체와 맞물려 기업들에게 치명타를 입힐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안철상·이흥구 대법관)는 28일 포스코 광양제철소 협력사 직원 59명이 포스코를 상대로 낸 근로자 지위 확인소송에서 “원청이 직접 고용할 의무가 있다”며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하지만 유사한 소송이 줄줄이 남아있어 우려의 목소리는 더욱 커지고 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 포스코, 현대제철 한국GM 등은 비정규직을 직고용해야 한다는 근로자지위확인소송에서 대법원 판결을 앞둔 상황이다. 현대차, 기아, 포스코, 현대체철 등 주요 4개 기업이 직고용 소송에서 모두 패소하면 한해 3조원에 육박하는 비용을 지불해야 할 것으로 추산된다.
각 기업의 노동조합이 주장하는 비정규직 직원의 규모는 포스코가 1만8000명으로 가장 많다. 이어 현대제철 7000명, 현대차 2000~3000명, 기아 800~900명 규모다. 이를 지난해 기업별 1인당 평균 연봉을 기준으로 인건비 추정치를 계산하면 ▲포스코 1조9620억 ▲현대제철 6650억원 ▲현대차 2400억원 ▲기아 859억원 등 총 2조 9529억원에 달한다. 산업계 전체로 보면 이 비용은 눈덩이처럼 커질 전망이다.
실제 현대차의 경우 2010년 대법원이 사내 하청업체 소속 생산직 직원의 직고용 소속에서 노동자의 손을 들어주면서 큰 변화를 맞이했다. 현대차가 비정규직 직원을 직고용하라는 판결로 사내 하청 파견 노동을 불법으로 본 최초 사례다. 이후 현대차는 2015년까지 4000명을 시작으로 2016년 1400명, 2017년 600명 등 2020년까지 총 9179명을 직고용했다.
이 과정에서 현대차의 인건비 등 비용 부담은 더욱 커졌다. 직원 1인당 연봉을 9400만원(2012년 기준)으로 가정하면 그동안 직고용에만 8630억원에 가까운 비용을 지불한 것으로 추산된다. 격려금을 비롯한 복지와 소송에서 비롯된 합의금 등을 고려하면 1조원에 육박하는 비용을 사용한 것으로 예상된다.
재계에서는 기업의 금전적 손실도 문제지만 법원의 판결이 다른 노동자가 피해를 보는 구조라는 점을 지적한다. 지난해 현대제철에서는 협력업체 직원 직접고용 문제와 관련 일부 노동조합이 채용방식에 문제를 제기하며 노노(勞勞) 갈등이 일어나기도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조합원은 비정규직의 채용에 문제가 있다고 반발한 반면,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조합원은 채용에 응한 것이다. 또 경쟁 끝에 입사한 정규직들은 자신들과 같은 조건의 채용은 불공정하다는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이 때문에 현대제철 비정규지회가 통제센터를 점거 했을 때 직원들이 퇴거를 요구하는 입장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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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제조업 파견에 대해 세계 기준과 맞지 않게 너무 엄격한 적용을 하고 있다는 문제 제기도 나온다. 국내 파견법은 제조업에 대한 파견이 금지돼 있고 전문지식·기술·업무의 성질 등을 고려해 32개 업무로 한정돼 있다. 파견 기간도 최대 2년까지다. 우리나라와 달리 독일 일본 영국 미국 등 주요 선진국들은 제조업을 포함해 사실상 모든 업무에 파견 근로를 허용하고 있다. 홍종선 한국경영자총협회 근로기준정책팀장은 "독일, 일본은 하도급이나 도급 자체를 산업계 경쟁력 향상을 위해 인정하고 있다"며 "선진국에 비해 우리의 판단 기준이 엄격한 면이 있기 때문에 유연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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