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어진 반도체·전자·부품업계…투자 줄이고 사업 접고
하반기 위기 대응 전략 질문 쏟아진 컨콜
[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 유현석 기자]국내 주요 반도체·전자·부품업계가 진행한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는 역대급 실적에 대한 호평보다 하반기 대외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주를 이뤘다. 반도체 초호황기로 불리는 2018년에 버금가는 성과를 냈음에도 위기감이 팽배한 것은 ‘슈퍼사이클’이 사실상 끝났다는 전망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금리 인상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도 하반기 반도체 시장 전망을 더욱 암울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기업들은 IT 제품 수요 둔화와 원자재 가격 상승이 동시에 나타날 것에 대비해 하반기 경영전략 수정을 발표했다. 먹구름이 드리운 시장 타객책으로 투자계획 축소와 함께 수익성이 없는 사업의 경우 정리를 검토 중이다.
30일 산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2분기 컨콜에서 하반기 메모리반도체 수요가 둔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투자와 재고 운영을 탄력적으로 운영한다는 전략을 밝혔다. 한진만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시장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기 때문에 재고를 활용한 유연한 공급을 우선시하되, 단기설비투자는 여기에 맞게 탄력적으로 재검토 해야한다는 판단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노종원 SK하이닉스 사장도 "투자된 물량은 정해져 있고 목표했던 출하량이 내려감으로써 재고는 증가하게 될 것"이라며 "재고 수준이 증가하는 만큼 내년 설비투자를 포함한 자본적지출에 대해 다양한 고민들이 진행되고 있다. 상당폭 조정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전자·부품업계도 하반기 소비심리 둔화 분위기를 인식하고 제품 충성도가 높은 프리미엄 제품 공략 강화와 수익성이 높은 제품군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는 등의 대응책을 마련했다.
김성구 삼성전자 MX(모바일)부문 상무는 컨콜에서 "글로벌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갤럭시노트 이상의 판매를 창출해 폴더블폰을 본격적으로 대중화할 방침"이라고 말하며 전세계 폴더블폰 시장 선두 자리를 확고히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원가부담으로 인한 이익감소가 불가피한 생활가전 부문에서는 프리미엄 제품 판매를 확대하고, B2B·온라인 채널 강화와 원가절감을 통해 수익성 개선에 주력할 예정이다.
삼성전기, LG이노텍 등 세트업체에 비해 2분기 실적이 좋았던 부품사들도 하반기 실적 변동성을 낮추기 위해 반도체 기판과 자동차 부품 시장 공략을 확대할 방침이다.
삼성전기는 올해 큰 폭의 매출 성장세가 예상되는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부문에 대해 "전장용 고객확보 및 라인업 확대, 시장성장성이 높은 전기차와 ADAS 분야에 집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어 고사양 서버용 패키지 기판 성장성이 높은 상황에 대응해 "하반기 초도 양산을 목표로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며 "초도양산 후에는 내년 생산능력를 확대해 2024년부터 본격 매출에 기여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디스플레이업계는 하반기에도 제품 가격 하락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LCD 사업을 대폭 축소하고 고부가가치의 OLED 제품을 집중 공략하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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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권영 삼성디스플레이 부사장은 "수년 전부터 디스플레이 시장 변화 그리고 소비자의 수요를 분석해서 LCD 사업 철수 작업을 시작했고, 올해 상반기 사업을 완전히 종료했다"며 "전 제품 올레드 풀 라인업 구축으로 재도약 기반을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희연 LG디스플레이 경영전략그룹장도 컨콜에서 "LCD 사업은 향후 경쟁력 차별화가 어렵다고 판단해 내년 상반기까지 사업 축소를 계획하고 있다"고 전략을 밝혔다.
유현석 기자 guspow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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