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러시아에 빼앗긴 영토 회복없인 휴전도 없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에게 빼앗긴 영토를 되찾지 않은 채 휴전에 들어간다면 전쟁이 장기화 될 가능성만 높인다"면서 항전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22일(현지시간)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키이우 대통령궁에서 월스트리트저널(WSJ) 기자와 만나 "휴전은 러시아에 병력을 재정비하고 보충하는 휴식 시간이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국민들은 먼저 영토를 수복한 뒤 협상에 임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빨리 영토를 되찾아야 사망자도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쟁 초기인 3월 하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평화협정이 사실상 합의에 이르렀으나 우크라이나가 파기했다는 푸틴 대통령의 주장은 '완벽한 헛소리'라고 반박했다.
그는 "러시아 침공 이전에 어떻게든 외교적 해결책을 찾으려 했으나, 푸틴 대통령은 3년간 나와 통화조차 하지 않으려 했다"며 "사람을 죽이고 도시를 파괴한 다음 협상을 하자고 하면 누가 대화에 나서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황이 그리 나쁘지 않다는 사실도 강조했다. 특히 미국이 지원한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이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 러시아군의 공격을 막는 데 도움이 됐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전쟁 이후 우크라이나에서 사망한 러시아군이 자국 군인보다 많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화력 싸움에서 러시아에 뒤지지 않게 되자 사망자 수도 크게 줄었다면서 "전투가 활발했던 5∼6월에는 우리 군의 하루 사망자가 100∼200명이었지만, 지금은 30여 명 정도가 목숨을 잃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돈바스 전선이 안정화되면 우크라이나군을 다른 지역에 투입해 본격적인 영토 회복 작업에 나서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쟁이 5개월 가까이 지속되면서 에너지와 식량 가격이 치솟아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자국을 돕는 서방 국가에 감사를 표하면서도 방공망 체계 같은 군사적 지원이 더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그는 "방공망이 갖춰지면 전선에서 멀리 떨어진 곳은 러시아 미사일 공격으로부터 안전해질 것"이라며 "미국과 독일이 방공망 구축을 약속했지만,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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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젤렌스키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의견과도 어느 정도 일치한다. WSJ이 지난달 초 우크라이나 성인 1005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89%는 자국 영토를 러시아에 내주고 휴전하는 방안에 반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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