好실적에 웃은 4대 금융…증권 계열사들은 '한숨'
非은행 부문 순이익 기여도 주춤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기준금리 인상의 여파로 국내 주요 금융지주회사의 증권 자회사 실적이 뚜렷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권에선 최소 연말, 길게는 내년까지 기준금리 인상이 지속될 것으로 예측되는 만큼 증권 계열사들의 부진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KB·신한·하나금융그룹의 증권 자회사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0~50% 가량 줄었다. KB증권은 51.4% 줄어든 1820억원, 신한금융투자는 41.4% 감소한 1891억원, 하나증권은 49.6% 줄어든 1391억원에 머물렀다.
KB금융은 이와 관련 "금리상승과 주가지수 하락 등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로 채권운용손실이 확대되고 ELS 자체 헤지 수익이 감소하는 등 세일즈앤트레이딩(S&T) 실적이 전반적으로 부진한 가운데 주식거래대금 감소로 수탁수수료도 축소된 영향"이라고 전했다. 신한금융도 "주식시장 불황으로 증권 거래대금이 감소했고, 이에 따라 증권수탁수수료도 줄었다"면서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유가증권 관련 이익 감소도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이후 주요 금융지주사의 증권 자회사들은 풍부한 시장 유동성을 바탕으로 고성장을 거듭해 왔다. 자연스레 그룹 내 비(非)은행 부문의 성장을 견인하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실제 지난해 국내 5대 금융지주사(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비은행 부문 당기순이익 기여도는 각 사별로 0.8~9.2%포인트(p)씩 늘었다.
이와 같았던 증권 계열사들이 부진한 성적표를 받게 된 것은 지난해부터 시작된 금리 인상의 여파로 증권시장이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3300선까지 올랐던 코스피(KOSPI) 지수는 지난 22일 종가 기준 2393.14로 전년 고점 대비 약 27% 하락했다. 투자심리도 빠르게 식어가고 있다. 지난 21일 기준 주식매수 대기자금 성격을 지닌 고객예타금 잔고는 약 56조원으로 연초(약 71조원) 대비 약 21%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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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에선 이런 비우호적인 영업환경이 하반기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IB부문, 자산관리부문은 지속 성장을 거듭하고 있지만, 연말까지 기준금리 인상이 예고돼 있는 만큼 주식거래량 위축에 따른 수탁수수료 수익 저하는 불가피한 상황이어서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증권업은 금리 변화에 따라 머니 무브가 나타나며 실적에 영향을 받는 업종으"이라며 "물가상승압력이 지속되고 기준금리 상단에 대한 불확실성이 지속되며 위탁매매부문의 위축과 운용손실 확대로 인한 수익성 저하 압력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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