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기후행동 칼럼] 불신을 넘어 신뢰를 기대해보는 정치
이은선 ㈔소비자기후행동 공동대표
2020년 12월 10일 대한민국 정부는 ‘2050 탄소 중립 비전’을 선언했다.
‘탄소중립’이란 화석연료 사용 등으로 배출되는 온실가스를 줄이고, 불가피하게 배출되는 온실가스는 산림·습지 등을 통해 흡수 또는 제거해서 실질적인 배출이 ‘0’이 되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이에 따라 다양한 분야에서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데 대표적으로 ‘탈 플라스틱’ 사회로 진입하는 것을 꼽을 수 있다.
아시아경제 호남취재본부는 탈 플라스틱에 공감하고 함께 하기 위해 ‘소비자기후행동 칼럼’을 연재한다.
지난 6월 지방선거가 다가오자 곳곳의 폐지함에 뜯지도 않은 많은 공보물이 버려져 있는 것을 봤다. 공보물만 해도 20장이 넘고 온갖 약속이 넘쳐난다. 짧은 공식 선거운동 기간에 후보들이 얼굴과 정책을 알리기란 쉽지 않다. 대부분 유권자도 우리 동네에 출마한 후보의 정책을 세세하게 들여다보기 어렵다.
더군다나 선거 때마다 후보들은 자신들의 공약과 정책에 담긴 강점을 알리기보다는, 상대방 후보의 약점을 드러내는 네거티브로 유권자에게 정치에 대한 혐오와 불신을 주고 있다. 네거티브 전쟁이 된 선거판과 당선 이후 약속 불이행으로 인한 불신정치가 정책에 대한 무관심으로 이어지고 많은 공보물이 읽히지 않은 채로 버려진 이유일 것이다. ‘우리는 왜 정치 얘기만 하면 화가 날까?’, ‘정치를 논하면서 행복할 수 있을까?’, ‘정치에 대한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까?’를 묻게 된다.
6월 지방선거에서 무효표가 적게는 6%, 많게는 16%까지 나온 곳이 있다. 시민을 대리할 지역사회 리더를 선출하는 투표장에 가서 무효표 투표를 했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필자는 이것이 기존 정치에 대한 시민들의 적극적인 의사표현이라고 생각한다. 투표를 하러 갔지만, 진정 시민의 뜻을 대리할 맘에 드는 후보가 없었다는 것에 대한 강력한 정치적 표현인 것이다.
정치에 대한 시민의 바람은 시민들의 목소리가 전달되고 소통하는 정치이다. 물론 시민의 노력만으로는 불가능하다. 시민들의 목소리를 귀담아듣고 정책에 반영하고자 하는 정치인의 노력이 전제되어야 할 것이다. 온·오프라인 등 가능한 방법들을 고안해 시민들이 직접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확대되어야 한다.
시민의 삶에 진정으로 도움이 되는 정책은 그냥 나오는 것이 아니다. 시민과 후보자 모두 정책을 최우선시하는 선거문화가 정착되어야 하고, 시민이 원하는 정책을 정당이나 후보들에게 적극적으로 제안하고 수용하는 정치 환경도 중요하다. 또한, 당선인이 공약을 잘 이행하는지, 정책 활동을 잘하는지 끊임없이 관심을 가지는 시민의 일상 정치도 필요하다. 이러한 과정이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라는 대한민국 헌법 1조 2항이 실현되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시민단체와 소비자단체도 후보자에게 다양한 정책을 제안하고 입법 활동에 참여해 사회변화를 만들고 있다. 필자가 속한 ㈔소비자기후행동은 기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소비자가 중심이 되어 구성된 소비자 운동 조직이다. 미세플라스틱 저감, 채식 중심 식생활, 종이팩 자원순환 등을 의제로 소비자의 실천을 함께하고 더 나아가 정책의 변화를 촉구하고 있다.
지난 6·1 지방선거에서는 미세플라스틱 저감 정책과 채식 급식 선택권 공약을 지방선거 후보자에게 제안했다. 그 결과 3개 광역의 7명의 도지사 후보자, 11개 지역의 20명의 시장후보자, 7개 광역의 11명의 교육감 후보자로부터 정책 제안에 유의미한 답변을 받았다.
한편 지난 3월 20대 대통령 선거에서는 미세플라스틱 저감 및 관리를 위한 정책 활동에 나섰다. 미세플라스틱 문제는 국민 건강과 직결되는 시급한 문제임에도 대선 후보자들은 관련 공약을 제시하지 않았다. 이에 소비자기후행동은 미세플라스틱 저감 및 관리 정책의 필요성을 제기하기 위해 후보자 공개질의를 시작했다.
이에 세 명의 후보자 모두 미세플라스틱 문제의 심각성에 공감하며 관련 법안을 적극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당시 후보자였던 윤석열 대통령은 플라스틱 사용을 근본적으로 억제하는 ‘순환경제전환촉진법’ 공약을 언급하며 미세플라스틱 규제를 위 법에 포함할지 별도 법안으로 제정할지는 추후 결정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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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기후행동은 윤석열 대통령과 지방선거 당선자들이 약속한 정책과 공약을 제대로 이행하는지 정책 제안자로서 관찰하고 책임을 다할 것이다. 또한, 정책 제안만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캠페인, 포럼 등 제도마련 및 입법화를 위한 일상 정치 활동으로 시민들의 의지가 정책과 제도에 반영될 수 있도록 목소리를 내고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 나갈 것이다. 이를 통해 사회에 소비자 시민의 영향력이 커지고 시민의 뜻을 대리하는 정치인들이 위임받은 권한을 가지고 겸손하게 자신의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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