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 10여곳 디폴트 위험"
FT 우크라이나·엘살바도르 등 경고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러시아ㆍ우크라이나 전쟁, 인플레이션,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등 여러 악재가 겹치면서 10여개 신흥국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위험이 높다는 경고가 나왔다.
파이낸셜 타임스(FT)는 블룸버그 자료를 분석해 올해 외화 표시 국채 금리가 많이 오르면서 국가 부도 위험이 높아진 국가들이 속출하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FT는 특히 디폴트 위험이 높은 10개 국가로 우크라이나, 엘살바도르, 스리랑카, 아르헨티나, 파키스탄, 가나, 케냐, 나이지리아, 에콰도르, 이집트를 꼽았다.
우크라이나의 외화 표시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올해 들어 35%포인트 가까이 올라 현재 43.7%를 기록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재정적자는 전쟁 초기 매달 50억달러 규모로 늘었으나 현재 매달 90억달러로 증가 속도가 빨라졌다. 우크라이나는 오는 9월1일 14억달러 규모의 채권 원리금을 상환해야 한다. 지난주 국영 에너지기업 나프토가즈가 채무 지급 연기를 요청하면서 우크라이나 디폴트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9월1일 이전에 채무 재조정을 요청할 것인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볼로디미르 젤린스키 대통령은 그동안 채무 원리금 상환 의무를 다해 국제사회와의 신뢰를 유지하겠다는 점을 강조해왔다. 전쟁 이후 국가 재건에 막대한 비용이 들고 원활한 재건 비용 조달을 위해 국제사회와의 신뢰 관계가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었지만 한계에 봉착한 것으로 보인다.
엘살바도르와 스리랑카 국채 금리도 올해 20%포인트 가까이 올라 현재 각각 33.9%, 37.4%를 나타내고 있다.
통상 신흥국 채권 금리가 높은 변동성을 보이지만 이번에는 여러 악재가 한꺼번에 겹치면서 특정 국가를 중심으로 국채 매도가 집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JP모건 체이스에 따르면 올해 신흥국 채권펀드에서 520억달러 규모의 자금이 순유출됐다. 중국 경제에 대한 불안감으로 신흥시장이 크게 흔들렸던 2015년보다 순유출 규모가 많으며 JP모건 체이스가 관련 통계를 보유하고 있는 지난 17년 중 가장 많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지난주 "신흥국의 30%, 저소득 국가의 60%를 포함해 경제 위기에 처한 국가들의 상황이 점점 심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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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일각에서는 현재 신흥국의 위기가 개별 국가 위기에 그치고 과거처럼 신흥시장 전반으로 확산될 위험은 낮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동 산유국을 비롯해 자원이 풍부한 신흥국들은 수혜를 누리고 있는 데다 과거 여러 차례 위기를 겪으며 재정건전성을 높인 신흥국들도 많기 때문이다. 브라질 등 일부 신흥국들은 이미 지난해부터 선제적으로 기준금리를 크게 올려 미국의 긴축에 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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