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호가 가라앉고 있다(Joe Biden’s Presidency Is Sinking)." 미 언론인 다니엘 헤닝거가 지난 13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게재한 칼럼 제목이다. 그는 이 글에서 지금 바이든 대통령이 사실상 레임덕 상태라고 규정했다.
이날은 민주당원의 64%가 2024년 치를 차기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로 나서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뉴욕타임스의 설문조사 결과가 발표된 날이었다. 같은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10명 중 7명은 미국이 지금 잘못된 길로 가고 있다고 답했다.
아직 반환점도 돌지 않은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은 처참할 정도로 수직 낙하하고 있다. 지난 14일 미국 경제 방송 CNBC 설문조사에서는 36%까지 떨어졌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시절 최저 지지율보다도 낮은 수치다. 지금 상태라면 민주당은 오는 11월 치러질 중간선거에서 패배가 명확해 보인다.
왜 미국인들은-심지어 민주당원조차도-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는가? 뉴욕타임스 설문에서 가장 많이 나온 답변은 ‘나이’였다. 역대 최고령으로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바이든 대통령은 올해 11월 80세가 된다. 하지만 80대에도 왕성한 활동을 보이는 기업인, 정치인들이 많다.
나이는 표면적인 이유일 뿐 실질적으로는 그의 업무 실적, 특히 경제 성적표가 그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것이 현지 언론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특히 살인적인 물가가 문제다. 최근 발표된 6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전년 대비 9.1%를 기록했다. 생활에 밀접한 휘발유 가격, 식료품값이 급격히 뛰었다.
인플레이션은 그 자체로도 문제지만 간접적으로 실질 임금까지 줄이는 효과가 있다.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감소한 실질 임금 감소는 금융 위기로 인한 경기 침체 당시보다 크다는 것이 WSJ의 설명이다. 동일한 달러 가치로 환산하면 2008부터 2012년 사이 미국인들의 실질 임금은 1.8% 감소했는데,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한 2021년부터 현재까지는 4.8%나 줄었다는 것이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이 현재의 인플레를 "용납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표현하는 것도 납득할 만하다. 기름값을 낮추기 위해 바이든 대통령은 몸을 한껏 낮춰 사우디행 비행기에 올랐으나 성과는 없었다.
이쯤에서 시선을 국내로 돌려보자. 취임한 지 불과 2개월밖에 되지 않은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은 이제 30%대 초반까지 떨어졌다. 가장 실망스러워하는 부분으로 ‘인사’를 꼽았다.
하지만 미국과 마찬가지로 윤 대통령 지지율 하락의 중심에도 경제가 있다. ‘66년 만의 최대 무역 적자’ ‘24년 만의 6%대 물가 상승’ ‘13년여 만의 원·달러 환율 1320원 돌파’ ‘한국은행 사상 처음 0.5%포인트 기준금리 인상’ 최근 신문 헤드라인을 장식한 기사 제목들이다. 모두 우리 경제를 위기에 빠트릴 수 있는 빤히 보이는 ‘회색 코뿔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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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에 대한 청사진은 잘 보이지 않는다. 대신 계속된 인사 잡음, 보복 수사 논란 , 북풍 몰이, 전 정권에 책임 떠넘기기 소식만 눈에 띈다. 자연스레 국민들의 실망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국민들은 윤 대통령이 말이 아닌 행동으로 경제를 챙기는 모습을 보고 싶어한다. ‘국민만 보고 앞으로 가겠다’는 구호로는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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