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어지는 해외 승인심사에…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지지부진'(종합)
필수 신고국 美·EU·日·中 대기
"공정위 심사 결정 지연 탓…각국별 맞춤접근 필요"
[아시아경제 유현석 기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 과정이 늦어지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해외 경쟁당국들의 승인 심사가 늦춰지는 것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조원태 대한항공 회장이 연내 합병 승인을 마무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내비쳤지만 더디게 진행되는 각국의 승인 심사에 무조건 낙관적으로 나오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과 관련 미국과 유럽연합(EU), 일본, 중국에서 심사가 진행 중이다. 이들은 필수 신고 국가다. 임의 신고 국가 중에서는 영국과 호주의 심사 결과가 대기 중이다.
앞서 지난해 2월 터키를 시작으로 대만과 태국, 베트남, 싱가포르, 말레이시아에서 승인 결정이 났다. 올해 2월에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기업결합 관련 조건부 승인을 받았다.
당초 대한항공은 지난해 6월30일 아시아나항공의 주식을 취득한 뒤 2년 간 자회사로 독자 운영 후 내년 하나의 통합 대형 항공사(FSC)로 거듭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공정위의 기업결합 심사가 지연되면서 계획이 어긋났다.
업계는 공정위의 늦은 결정이 해외 주요 심사국에게도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공정위의 조건부 승인 이후 기업 승인을 받은 국가는 전무하다. 지난 2월9일에 승인을 받은 싱가포르도 공정위 결정 전이다.
항공업계에서는 공정위의 결정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해외 각국들도 공정위의 결정을 가이드라인으로 삼을 가능성이 있다"며 "공정위의 결정이 늦어지면서 시간이 더 걸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각 국가별로 자국 항공산업 육성 및 보호를 위해 의도적으로 시간을 지연시키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앞서 미국의 경우 자국 2위 항공사인 유나이트항공이 미국 법무부에 경쟁 제한성 관련 문제를 제기했다. 이로 인해 법무부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간 기업결합 사건 심의 수준을 ‘간편’에서 ‘심화’로 상향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또 EU를 비롯해 영국과 호주가 독과점 해소를 위해 신규 항공사 진입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도 부담이다.
특히 시장에서는 다른 나라보다 중국이 가장 큰 변수로 본다. 중국의 경우 자국 항공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견제가 나올 수 있다는 점과 한국과의 정치적인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반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황용식 세종대학교 교수는 "중국이나 EU 쪽의 경우 어떻게 돌발적인 결정을 내릴지 모른다"며 "개별적으로 맞춤 접근을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경우 정치적인 상황이 안 좋아지면 거기에 대한 피해가 고스란히 기업에게 돌아간다"며 "그 부분 때문에 어떻게 될 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조 회장은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총회의 미디어 라운드테이블에서 "늦어도 연말까지는 미국과 EU의 승인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월 150만원 견디느니, 美 가서 5억 벌죠" 서울대...
한편 대한항공은 각국 경쟁당국으로부터 기업결합 승인을 받기 위해 5개팀 100여명으로 구성된 국가별 전담 전문가 그룹을 운영 중이다. 해외 경쟁당국 심사 진행현황을 총괄할 글로벌 로펌 3개사, 각국 개별국가 심사에 긴밀히 대응하기 위한 지역(로컬) 로펌 8개사, 객관성 및 전문성 확보를 위한 경제분석업체 3개사, 협상전략 수립 및 정무적 접근을 위한 국가별 전문 자문사 2개사와 계약한 상태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