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거래소 상장…900% 수익률"
다단계 구조…먹튀 땐 속수무책

"유망 가상화폐를 절반 가격에" 하락장 개미 등 치는 코인 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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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사 직거래를 아십니까?" 30대 직장인 정모씨는 부자되는 법을 알려준다는 한 유튜브 영상을 접했다. 유망한 가상화폐를 절반 이상 할인된 가격으로 살 수 있다며 유기농 배추를 소매상이 아닌 도매상으로부터 사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영상은 설명했다. 정씨는 혹하는 마음에 영상에서 안내하는 링크를 통해 휴대전화 번호를 제공했지만 꺼림칙해 이내 그만뒀다. 이후 커뮤니티 등을 통해서 같은 방식으로 당한 사기 피해 글을 접하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정씨는 "주식과 가상화폐 등이 하락장이라 다른 방법을 모색했다"며 "절실한 사람이라면 쉽게 당할 것 같다"고 말했다.


가상화폐 상장사 직거래는 주식의 비상장주식 거래를 표방하고 있다. 가치 있는 가상화폐를 미리 보유하고 이후 가상화폐 거래소에 상장되거나 가격이 뛰면 높은 가치에 되팔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정보는 13일 기준 유튜브 영상이나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서 쉽게 접할 수 있다.

하지만 홍보하고 있는 가상화폐가 왜 가치 있는지에 대한 설명을 찾기 어렵다. 대신 800~900%가량의 수익률만 강조하거나 가난과 월급쟁이 신세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실제로 전날 연락을 취해 본 한 상장사 직거래 가상화폐 업자는 OO코인이 곧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원에 상장된다며 투자를 재촉했다. 코인원 관계자는 "코인원 정책상 상장 여부 및 일정을 미리 알 수 없다"며 "스캠 코인의 전형"이라고 말했다. 스캠이란 잘못된 정보로 자금을 모은 후 잠적하는 사기 형태를 의미한다.


해당 가상화폐를 구매하기 위해 돈을 낸 후 잠적하는 소위 '먹튀'의 위험에도 노출돼 있다. 가상화폐를 구매하기 위해 돈을 내더라도 검증된 재단 또는 업체의 계좌번호에 입금하는지 알 수 없다. 아울러 해외에 근거지를 둔 업체일 가능성이 높아 '먹튀' 당하더라도 추적이 어려워진다.

이 같은 사기 행위가 멈추지 않는 이유는 다단계에 있다. 피라미드 구조의 하위층에 물량을 떠넘기기 위해 각종 방법을 총동원하는 것이다. 네이버와 다음 등 포털에선 상장 유망 가상화폐를 판매할 총판 및 지사를 모집한다는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기존 다단계 업종을 해왔던 사람일수록 환영하며 가상화폐 판매로의 업종 변경을 권유했다. 텔레마케팅 영업을 두 달 이상 운영했을 경우 더욱 우대한다는 내용도 존재했다.


이러한 사기 행위는 최근 가상화폐 시장이 부진하면서 더욱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지난달 1일 4015만원에 달했던 비트코인은 이날 오전 9시14분 기준 2574만원까지 떨어졌다. 한 달 사이 약 36% 하락한 셈이다. 테라 재단의 루나코인 대폭락으로 인해 쓰리에로우즈캐피탈 등 가상화폐 업체들이 파산하는 등 가상화폐 투자자들의 상황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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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가상화폐 상장사 직거래 사기를 당하더라도 처벌은 어렵다는 게 전문가 지적이다. 홍기훈 홍익대 경영학과 교수는 "관련 규제가 부족하고 뚜렷한 범죄 행위가 보이지 않는다면 처벌하기 힘들다"며 "투자자들이 잘 판단해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병선 기자 mydill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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