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빅스텝] 변동금리 대출자·영끌족 초비상...다중채무액 600조원
한국은행, 기준금리 0.5%P 인상 결정
가계 6.7조, 기업 3.9조 이자로 더 내야
신용대출 금리 7%, 마통은 5% 돌파해
2금융에 손 벌린 2030, 연체액 급증
전문가들 "기준금리 또 오를 수밖에"
[아시아경제 송승섭 기자] 한국은행의 사상 첫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으로 금융시장이 요동칠 예정이다. 빠르게 치솟는 물가를 잡고 미국 기준금리 인상 기조에 발맞추기 위한 결정이지만, 대출시장 대부분을 차지하는 변동금리 대출자의 부담이 크게 가중될 수밖에 없다. 특히 여러 곳에서 대출을 끌어다 쓴 다중채무자와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족이 직격탄을 맞게 됐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13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1.75%에서 2.25%로 올렸다. 6%대로 치솟은 국내 소비자 물가상승률과 4%에 육박한 기대 인플레이션, 한·미 기준금리 역전 우려 등이 고려됐다. 이번 금리 인상은 지난 4월과 5월에 이어 세 번째다. 0.5%포인트 인상도, 세 차례 연속 인상도 모두 전례가 없는 결정이다.
기준금리 인상 결정은 국내 대출시장 전반에 큰 파급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개인·기업 차주 대다수가 변동금리 대출자이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가계대출에서 변동금리를 선택한 차주는 77.7%로 8년 2개월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가계대출 규제로 최근 은행권에서 크게 불어난 기업여신부문에서도 변동금리 대출이 70.9%를 차지해 2012년 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공시한 올해 3월말 기준 가계대출은 1752조원이다. 해당 대출금리가 일괄 0.5%포인트 올랐고, 타 금융기관의 변동금리 비중도 같다고 가정하면 가계이자 부담은 대략 연간 6조7000억원 늘어난다. 3억원을 빌렸다면 매달 이자가 12만원 가량 더 늘어나는 규모다. 기업들은 연간 약 3조9000억원의 이자를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대한상공회의소 지속성장이니셔티브(SGI)는 “대기업은 1조1000억 원, 중소기업은 2조8000억 원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추산했다.
다중채무액 600조 넘었는데…"기준금리 또 오른다"
이미 국내 은행들의 대출금리는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을 선반영해 오르는 추세다. 신용대출의 경우 상단금리가 7%를 돌파했다. 이날 신한은행의 ‘쏠편한 직장인대출S’는 최고금리가 7.36%(금융채 1년물 기준금리 3.66%+가산금리 3.70%)를 기록했다. 하나은행의 프리미엄직장인론 금리도 7.354%(시장 금리 적용·만기 1년 기준)에 달했다. 직장인들이 비상금처럼 사용하는 마이너스 통장 상품 금리도 대부분 5%대(신용등급 1등급 기준)에 육박하기 시작했다.
문제는 3곳 이상에서 돈을 빌린 다중채무자들이다.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다중채무액은 603조원이었다. 2017년과 비교하면 22.8% 늘어났다. 같은 기간 다중채무자 1명이 빌려 간 평균 대출규모는 1600만원 늘어난 1억3400만원으로 집계됐다. 다중채무자 규모도 417만명에서 451만명으로 증가했다.
다중채무자의 경우 신용이나 소득이 낮아 여러 곳에서 돈을 끌어모았거나, 높은 집값을 내기 위해 영끌을 시도한 2030세대가 많다. 2020년 말부터 올해 4월까지 30대 이하 다중채무자 연체액은 52.7% 급등한 상황이다. 게다가 다중채무자 상당수는 금리가 높은 2금융권에 손을 벌렸는데, 저축은행 다중채무액 증가세(73.8%)가 은행(31.6%)을 크게 앞질렀다. 다중채무자와 부실차주가 경제·금융시장 위기의 뇌관이 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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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기준금리 인상이 연내 또다시 이뤄질 수 있다고 점쳤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미국이 연말 기준금리 목표를 3.5%로 삼고 있고 추가 금리 인상이 유력하다”면서 “한국이 미국보다 기준금리를 1%포인트 높게 유지해왔다는 걸 고려하면 추가 인상이 이뤄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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