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실효성 없는 반대매매 유예 조치
[아시아경제 황윤주 기자] "하락장에서 반대매매 유예는 실효성이 없다. 투자자와 증권사 모두의 손실을 키울 수 있다. 금융당국이 일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에 불과하다."
반대매매 유예 조치에 대한 모 증권사 대표이사의 평가다. 운용업계도, 자본시장 전문가, 교수들의 의견도 비슷하다.
지난 1일 금융감독원이 증권사 신용융자 담보비율 유지 의무를 면제한다고 밝혔다. 약 열흘 만에 대형 증권사는 물론 대다수가 반대매매 결제일을 하루 연장했다.
금감원의 목적은 ‘투자자 보호’다. 투자자들에게 스스로 손절할 기회를 주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변동성이 큰 시장에서 일시적으로 반등할 때 털고 나오라는 의미다. 또 주가 하락에 따른 반대매매 증가로 인해 증시 낙폭이 커지는 것을 부분적으로 방어할 수 있다는 명분도 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반대매매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조치라고 비판한다. 한 증권사 대표는 "하락장에서 반대매매 유예 기간을 하루 추가해주면 30% 손실을 50% 손실로 키울 수 있다"며 "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시기 반대매매는 투자금 회수의 마지막 보루"라고 지적했다. 개인투자자의 손실이 커지면 증권사 손실도 함께 커진다.
시장 상황은 인플레이션, 달러 강세, 전쟁이라는 외부 영향이 크다. 모두가 알고 있다. 반대매매 유예 조치 기간을 3개월 동안 시행하는 것을 두고 다른 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에서 지침을 줬다. 3개월 후 인플레이션 정점이 지나가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도 결론이 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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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매매 결제일을 하루 유예한다고 투자자의 손실이나 주가 하락을 막을 수 없다. 금융당국이 시장 참여자들의 심리를 진정시키려는 의도로 내린 조치라면 오판이다. 금융당국이 위기 상황에서 ‘일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룰을 바꿀 수 있다는 신호를 줬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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