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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력에 의문…병역 거부까지" 다급해진 푸틴의 마구잡이 모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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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21일(현지 시각) 러시아 체첸 자치공화국 병사들이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 주택가를 순찰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지난 5월21일(현지 시각) 러시아 체첸 자치공화국 병사들이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 주택가를 순찰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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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황수미 기자] 압도적인 군사력을 자랑하며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가 최근 심각한 병력 손실에 직면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러시아는 예비군을 모집하거나 죄수나 노숙자 등에게도 입대를 권유하며 병력 확보에 나섰다. 하지만 군 복무를 거부하는 러시아 젊은 남성들이 늘어나며 병력난 해소에 어려움을 겪는 모양새다.


9일(현지 시각) 미국 CNBC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가 추가 공격을 위한 병력 강화에 나섰다고 영국 국방부 정보기관 국방정보국을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는 자국 전역에서 예비군을 모집해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에 집결시키고 있다.

이는 최근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의 한 축인 루한스크주를 점령한 뒤 남은 지역인 도네츠크주 공격에 앞서 재정비에 나섰기 때문으로 보인다. 현재 러시아군은 본격적인 도네츠크 공략에 필요한 힘을 비축하기 위해 작전을 중단하고 보충대를 투입하는 등 병력을 재배치하고 물자를 보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와 관련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아직 러시아군의 본격적인 작전은 시작되지 않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지금까지 러시아군의 전력이 전부가 아니며 앞으로의 전투에서 더 센 화력을 보여주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새롭게 충원된 병력의 전투력에 의문도 제기된다. 이 병력이 구식 무기체계와 부적절한 장비로 무장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영국군 국방정보국은 "새로운 보병 부대의 대부분이 그동안 창고에 오래 방치해둔 MT-LB 장갑차를 주요 수송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MT-LB 장갑차는 1950년대에 대포를 끌기 위한 트랙터로 설계됐는데, 장갑이 매우 얇고 차량에 부착된 방어 무기는 기관총이 전부라는 설명이다.

또한 이는 전쟁 초기 러시아군 돌격부대가 최대 33㎜ 두께의 장갑과 30㎜ 기관포, 대전차 미사일을 탑재한 BMP-2 보병 전투 차량을 갖췄던 것과는 대조적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러시아군의 이번 증원 병력은 낡거나 부실한 장비를 동원한 임시 집단에 불과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당초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초기에만 해도 압도적인 군사력을 자랑했다. 하지만 4개월여간의 전쟁으로 병력은 대폭 감소했다. 러시아 독립 매체 아이스토리스는 러시아가 개전 이후 군 병력의 2~4%를 잃었다고 우크라이나 총참모부와 영국군 국방정보국의 최근 통계를 인용해 전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달 23일(현지 시각) 모스크바에서 제14차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공 등 신흥 경제 5개국) 국가 비즈니스 포럼 개막식에 화상으로 참석하며 건배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달 23일(현지 시각) 모스크바에서 제14차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공 등 신흥 경제 5개국) 국가 비즈니스 포럼 개막식에 화상으로 참석하며 건배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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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상황에서 러시아는 최근 죄수들을 대상으로 병력 모집에 나서기도 했다. 줄어든 병력을 보충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지난 5일 러시아 매체 모스크바타임스에 따르면 크렘린궁과 연계된 군사 기업 와그너는 상트페테르부르크와 니즈니노브고로드 지역에 있는 감옥의 죄수들에게 이러한 제안을 내놓았다.


전장으로 떠난 죄수들이 6개월 뒤 살아 돌아온다면 20만루블(약 411만원)이 지급되고 남은 형량과 상관없이 즉시 석방된다는 내용이다. 전쟁 중 사망할 경우 가족에게 500만루블(약 1억300만원)을 전달한다는 조건도 있다. 처음에는 군복무 경험이 있는 죄수만을 모았지만 지금은 관련 경력을 가리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극악무도한 범죄로 20년 이상 복역한 수감자는 제외다. 아이스토리스에 따르면 지원자는 200여명에 달했으며 그중 40명이 입대를 위한 사전 조사 등을 받았다.


노숙자와 주정뱅이 등에게도 입대를 권유했다.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러시아 인권단체의 조사 결과를 인용해 러시아군이 돈바스에서 군인을 모집하면서 이같이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러시아 내에서 군복무를 거부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주요 외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병역을 기피하려는 젊은 러시아 남성의 수가 급증했다. 소집영장에 응답하지 않거나 아예 다른 나라로 떠나버리는 식이다. 외신은 이를 두고 러시아 사회의 양면성을 보여주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또 일부 변호사와 인권 단체의 말을 인용해 최근 몇 달간 많은 젊은 러시아인들이 복무 연기와 관련한 법률 지원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특히 수도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 등 주요 도시의 젊은 세대들이 많이 찾아왔다고 한다. 대체복무에 대한 문의도 쏟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시민단체인 CAL(Citizen.Army.Law)에 따르면 대체복무에 대한 문의가 지난해 40여건에서 올해 상반기에만 400여건으로 급증했다. 이는 많은 사람이 입대를 기피하고 전쟁을 두려워하고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고 외신은 전했다.





황수미 기자 choko21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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