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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지옥인가요" MZ세대 '깡통 계좌' 매일 한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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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락부자' 꿈꾸며 투자…'영끌거지'
'깡통계좌'에 대출금 상환…삶 의욕 꺾여 '한숨'

지난달 3일 오전 서울 강남구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 라운지 전광판에 비트코인과 알트코인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3일 오전 서울 강남구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 라운지 전광판에 비트코인과 알트코인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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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시간을 되돌릴 수 있으면 좋겠지만, 너무 힘드네요.'


30대 직장인 김모씨는 최근 개인회생을 알아보고 있다. 김 씨는 "주식 초보자의 행운이라고 할까요, 처음에는 재미 좀 봤습니다. 그런데 하루 아침에 소위 말하는 '깡통'을 찼습니다"라고 털어놨다. 깡통이란 주식하는 사람들이 주로 쓰는 말로 주가가 폭락해 적자가 난 주식계좌를 말한다. 만일 대출을 통해 투자를 했다면 김 씨는 자신의 월급 중 일부를 대출금으로 써야 하는 상황에 내몰렸다. 김 씨는 "투자는 개인의 판단과 책임이라지만, 힘든 것은 어쩔 수 없다"고 토로했다.

주식이나 가상화폐에 투자했다가 빚더미에 앉는 20~30대 투자자가 늘고 있다. 일부는 김 씨 사례와 같이 대출을 통해 투자를 했다가 월급 대부분을 상환하고 있어, 삶의 의욕이 없다는 푸념도 나온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말 발간한 '금융안정보고서(2021년 12월)'에 따르면 가계부채 잔액은 이미 1850조원에 달한다. 임계수준을 초과하는 차주의 비중은 전체 차주의 6.3%를 기록하고 있다. 연령대별로는 20~30대 청년층의 임계수준 초과 차주 비중은 11.3% 수준에까지 이른다. 여기에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20·30세대가 신규 주식투자자의 절반이 넘는 53.4%를 차지하고 있다.

지나달 23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원/달러 환율, 코스피 지수 등이 표시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지나달 23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원/달러 환율, 코스피 지수 등이 표시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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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완전 망했습니다" '벼락부자' 꿈꿨지만…'영끌거지'로


상황이 이렇다 보니 '벼락부자'를 꿈꾸며 투자에 나섰지만, 사실상 '영끌거지' 된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또 다른 회사원 박모씨는 "주변에서 영혼까지 끌어모아 각종 대출을 하고 코인과 주식 투자에 나섰다가, 손실만 났다는 얘기를 종종 듣는다"라며 "앞으로 대출 상환에 힘써야 할 것 같은데 힘들어 보인다"라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지옥이 있다면 여기 아니겠냐'는 말도 한다"고 말했다.

최근 가상화폐가 폭락하면서 2030들의 투자금 손실은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코인거래소 빗썸이 지난 5월 발표한 바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투자자 중 20·30대 비중은 62.4%를 차지했다. 전체 투자자 10명 중 6명이 청년이다. 이는 지난해 조사된 49% 대비 13.4%포인트나 늘어난 수치로, 연령별로 가장 많았던 투자자는 30대(44.7%)로 조사됐다. 20대는 17.6%를 기록했다.


거듭하는 가상화폐 폭락 속 비트코인은 11년 만에 최악의 분기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30일(이하 현지시간) CNBC는 가상자산 데이터 제공업체 크립토컴페어 자료를 인용해 비트코인 가격이 올해 약 58% 하락했다고 전했다. 월간 기준으로도 비트코인은 6월 39% 이상 하락해 2010년 이후 최악의 한 달을 보냈다.


여기에 미국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는 아예 직원 20%를 감원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지난달 14일 코인베이스는 전체 직원의 20%에 해당하는 1100명을 감원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암호화폐 급락으로 코인베이스의 주가는 올들어 약 80% 폭락하기도 했다.


서울 마포대교 한강북단 다리에 설치된 'SOS생명의전화'. 사진은 기사 중 특정표현과 무관함.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서울 마포대교 한강북단 다리에 설치된 'SOS생명의전화'. 사진은 기사 중 특정표현과 무관함.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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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OS생명의전화, 경제 상담 늘기도


이렇게 주식과 코인 투자로 큰 손실을 본 2030세대를 중심으로 우울증을 호소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한국생명의전화에 따르면 'SOS생명의전화'를 통해 올해 1~6월 한강 교량에서 상담 전화를 건 청년들은 전년 대비 8%포인트 이상 급증했다.


SOS생명의전화에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담자 비율은 지난해 8.8%에서 10.5%로 늘어났다. 상담의 이유가 투자 실패로 단정할 수는 없지만, 2분기 주식과 코인의 폭락세가 겹치는 점을 감안하면 경제적 위기로 인해 부정적인 생각을 떠올린 것이 아니겠냐는 추정을 해볼 수 있다.


한편 서울회생법원은 주식이나 가상화폐 투자자에 대한 개인회생 절차 구제 방안을 내놓았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회생 특혜 논란이 일자, 법원은 투자로 생긴 손실을 모두 탕감해주겠다는 것이 아니며, 다른 재산과 똑같은 다른 재산과 똑같은 평가 기준을 적용하기로 한 것일 뿐이라고 밝혔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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