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公기관 해외자산 ‘엑소더스’…“졸속매각 우려” 목소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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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公, '북해 알짜유전' 매각…재무구조 개선 차원
이미 '완전 자본잠식' 상태…부채 1년새 1.3조 불어
가스公은 인니 크룽마네 매각 추진…부채비율 378%
해외자산 매각 잇따라…한전도 최대 해외 사업 처분 검토
'헐값 매각' 우려…공급망 불안에 득보다 실 크다는 지적도

울산에 위치한 한국석유공사 본사. [사진 = 아시아경제DB]

울산에 위치한 한국석유공사 본사. [사진 = 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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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세종=이준형 기자] 한국석유공사가 영국 자회사 ‘다나 페트롤리엄’의 보유 자산 매각을 추진하고 나선 건 경영 정상화를 위한 구조조정이 시급하다는 판단에서다. 2018년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석유공사 재무구조는 이미 수년 전 한계치를 넘어섰다. 회사 재무건전성을 보여주는 지표인 부채비율은 2017년 719%에서 2019년 3415%로 불과 2년새 5배 가까이 치솟았다. 석유공사는 2020년부터 완전 자본잠식 상태다. 공기업 평균 부채비율 150%대와는 대비된다.


석유공사가 2009년 인수한 캐나다 석유회사 ‘하베스트’ 매각 절차에 착수한 것도 부채비율 때문이다. 석유공사는 최근 캐나다계 민간 자원개발 기업 A사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매각 협상을 본격화했다. 석유공사는 유동성 확보를 위해 톨마운트 지분 10%는 물론 하베스트 매각 작업도 연내 마무리할 방침이다.

석유공사만 해외자산 매각 기조에 돌입한 건 아니다. 한국가스공사 는 지난 5월 이사회를 통해 인도네시아 크룽마네 사업 지분 전량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기준 378%에 달한 부채비율을 낮추기 위한 조치다. 크룽마네 사업은 인도네시아 북서부 해상에 위치한 가스전 개발 사업이다. 가스공사는 2007년 이탈리아 석유개발 업체 에니(ENI)에서 크룽마네 지분 15%를 사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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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 자본잠식 상태인 한국광해광업공단은 호주 나라브리 광산 매각에 속도를 내고 있다. 광해광업공단은 지난 3월과 5월 각각 매각주간사와 법률자문사를 선정하며 매각 작업을 본격화했다. 나라브리 광산은 연간 600만t 규모의 고품질 석탄(유연탄)을 생산할 수 있는 광산이다. 광해광업공단은 유연탄 매장량이 약 13억8000만t에 달하는 호주 와이옹 광산 매각 작업도 추진 중이다.


적자 늪에 빠진 한국전력 도 마찬가지다. 한전은 지난 5월 전력그룹사와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고 필리핀 세부 발전소와 미국 볼더3 태양광 발전단지를 연내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한전은 역대 최대 해외 사업인 8350MW 규모의 중국 산시성 화력발전소를 매각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당초 한전은 2007년 공동 출자한 산시성 화력발전소를 2057년까지 운영할 계획이었다.

공기업의 해외자산 ‘릴레이 매각’이 시작됐다는 평가다. 악화일로로 치닫는 재무구조를 개선하려면 ‘조’ 단위의 해외자산 처분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공기업의 해외자산 추가 매각이 잇따를 가능성도 점쳐진다. 정부가 최근 석유공사 등 14개 공기업을 재무위험기관으로 지정하고 고강도 개혁을 예고해서다. 정부는 이미 재무위험기관에 이달 말까지 ‘5개년 재정건전화 계획’을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3차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3차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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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계에선 해외자산 처분이 ‘졸속 매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빚을 갖기 위해 서두르는 매각인 만큼 제값을 받기 힘들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가스공사가 총 4798만달러(약 623억원)를 투자한 크룽마네 사업 지분 15%의 현재 가치는 35만달러(약 4억5000만원) 안팎인 것으로 전해졌다.


공급망 불안을 부추길 수 있다는 점은 또다른 문제다. 대규모 해외자원을 매각하면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올라 국제 에너지 값 변동에 취약해질 수밖에 없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에너지 수입액은) 무역적자 핵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올 들어 3대 에너지원 수입 증가액은 매달 무역적자 규모를 상회했다”고 말했다.






세종=이준형 기자 gil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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