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원이 다른 위기' 기업들, 생존 전략 수정 '절치부심'
유가·물류·원자재 가격 급등에
비상 경영 전략회의 잇따라
실적보전·미래 먹거리 동시 대응
[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 글로벌 경제에 경기침체 ‘R의 공포’가 드리우면서 주요 기업들도 비상이 걸렸다. 경기 침체와 공급망 붕괴,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비용 증가로 실적 우려가 커지면서 ‘비상 경영’에 들어갔다. 기업 총수가 직접 전략회의를 열거나 사장단 회의를 개최해 하반기 사업계획을 수정하는 등 새 판짜기에 집중하고 있는 모양새다. 하지만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경영 환경과 급등하는 인건비 부담 등으로 위기 타개를 위한 돌파구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최근 증권가에서는 LG전자의 2분기 수익성이 후퇴하는 ‘쇼크’ 예견이 나오고 있다. LG전자의 2분기 증권가 실적 컨센서스(추정치 평균)는 매출액 19조4307억원, 영업이익이 8877억원 수준. 지난해 동기대비 매출은 13.54% 증가하겠지만 영업이익 증가율은 1.09%에 그칠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 1분기 매출 증가율 18.5%, 영업이익 증가율 6.4%에 한참 미치지 못한다. 영업이익 증가율이 낮은 것은 유가 상승과 글로벌 물류비용 증가,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특히 LG전자는 IT 부품업체들에 비해 인플레이션에 부정적 영향이 클 수 밖에 없다. 구매력이 하락하면 이에 따른 TV와 가전 수요가 둔화돼 실적에 직격탄을 날릴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지난 달 구광모 회장이 3년 만에 상반기 전략보고회를 부활시켜 직접 주재한 것도 글로벌 불확실성에 따른 위기 의식이 바탕이 됐다는 해석이 우세하다.
다음 달 글로벌 권역본부장 회의가 예정돼 있는 현대자동차그룹도 급변하는 글로벌 시장에 대한 대응책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그룹은 매년 상반기와 하반기, 각 사의 최고경영자(CEO)가 주재하고 권역 본부장들과 판매·생산 법인장들이 참석해 권역별·글로벌 전체 전략을 점검한다. 특히 최근 글로벌 전기차 시장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새로운 맞춤 전략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달 초 그룹사 주요 임원을 소집해 처음으로 미래기술전략회의를 개최한 포스코그룹도 내달께 최정우 회장 주재로 그룹 경영회의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미래기술전략회의에서 "포스코그룹의 새로운 사업영역인 수소와 이차전지소재 사업은 투자 속도를 높이고 신기술 확보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면서 "특히 수소환원제철기술 등 저탄소 친환경 공정기술 개발을 주도적으로 이끄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SK그룹은 이미 최태원 회장을 중심으로 경영시스템 업그레이드에 들어갔다. 최 회장은 지난 17일 열린 확대경영회의에서 "현재의 사업 모델이나 영역에 국한해서 기업 가치를 분석해서는 제자리 걸음만 하는 함정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벤치마킹을 할 대상 또는 쫓아가야 할 대상을 찾거나 아니면 현재의 사업 모델을 탈출하는 방식의 과감한 경영 활동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실제 국내 경영 여건은 갈수록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형국이다. 반도체, 가전, 스마트폰, TV 등 우리 기업의 주력 분야의 수요 둔화가 본격화한 데다 금리와 물가 등 거시경제 압박이 심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공급망 붕괴, 물류·원자재 가격 상승도 지속되고 있는 점도 악재다. .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4월 경상수지 내 상품수지(수출액-수입액)를 보면 원자재값 상승으로 수입액(559억 8000만 달러)이 전년 동기보다 16.5% 뛰었다. 이는 국내 수출액(589억 3000만 달러) 증가율 11.2%를 웃도는 수준이다.
금리 인상속도가 빨라지는 것도 불안의 요소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기업대출은 전월 말 대비 13조1000억원 늘어난 1119조2000억원으로 집계돼 5개월 연속 증가했다. 5월 기준으로 2020년에 이어 역대 두 번째 상승 폭이다. 금리 인상속도가 빨라지면서 은행의 이자 비용은 더욱 커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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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건비도 발목을 잡고 있다. 국내 주요 대기업들의 임금 인상 압력이 커지는 와중에 노동계는 중소기업과 영세 소상공인 경제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최저임금 30% 인상(내년 기준)을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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